[BE.현장] '영덕 페스타 우승팀' 리스펙트가 시미즈에서 마주친 수많은 WHY… 또 한 번 성장하다

(베스트 일레븐=시즈오카)
왜 그렇게 생각해? 질문이 계속됐다!
22일, 리스펙트가 일본 시즈오카행 비행기에 올랐다. 리스펙트는 <베스트 일레븐(BE)>이 주최하고 경상북도 영덕군이 후원하는 2025 영덕 풋볼 페스타 섬머리그에서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영덕 풋볼 페스타는 매번 100여개의 클럽이 참여해 경쟁과 교류가 함께 이뤄지는 국내 최고의 유소년 대회 중 하나다. 6학년부 챔피언 특전으로는 2박 3일의 해외 축구 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덕분에 리스펙트는 일본을 대표하는 축구 도시 중 한 곳인 시즈오카에서 풍성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됐다.
23일, 연수 이틀째. 전날 시미즈 에스펄스(이하 시미즈) 아카데미와 값진 경기를 치른 선수단은 이번엔 시미즈 아카데미의 훈련 시스템을 직접 체험했다. 시미즈는 세 명의 코치를 파견해 리스펙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 강도 높은 세션이 이어졌다.
워밍업은 가벼웠다. 허리에 유니폼을 꽂고 뺏기 놀이를 하거나 장애물을 넘어서는 드리블로 몸을 풀었다. 그러나 본격 훈련은 달랐다. 선수단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공간 이해도'를 높이는 4대2 론도에 몰입했다. 공을 돌리며 자연스레 압박과 탈압박의 감각을 익히는 훈련이었다.





인상적인 건 질문이었다. 시미즈의 코치들은 패스 방향, 포지셔닝 하나하나에 "왜?"를 던졌다. 정답을 주지 않고, 선수들이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찾아내도록 유도했다. 그 해답은 결국 아이들 스스로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선수들이 고민을 거듭할 땐 "압박에 갇혔을 때는 가운데의 벌어진 틈으로 빠르게 찔러라"라는 팁을 주기도 했다.
4대2 훈련을 마친 뒤에는 3‧3‧3 훈련도 지속됐다. 비슷한 유형의 훈련이었다. 좁은 공간을 세 개의 지역으로 나눈 뒤, 가운데에 위치한 세 명이 나머지 여섯 명으로부터 볼을 빼앗는 훈련이었다. 가운데 팀 중 한 명은 하프라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오로지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했고, 나머지 여섯 명은 세 명씩 좌우로 찢어져 하프라인을 넘지 않은 채 압박을 풀고 볼을 지켜내야 했다. 그러다가 가운데 팀이 볼을 빼앗으면, 빼앗긴 팀이 가운데로 들어가는 형태가 지속됐다.
짧지만 숨 가쁜 시간. 볼이 막히고 흐름이 끊기던 초반을 지나자, 선수들은 점차 활로를 찾아냈다. 시야가 넓어지고, 패스 길이 열렸다. 그렇게 두 가지 훈련이 끝난 뒤에는 6대6 미니게임이 이어졌다. 시미즈의 지도자들은 미니게임을 끝으로 두 시간의 꽉 찬 세션을 마무리했다. 그들은 "일본에서 배운 걸 바탕으로 더 성장하길 바란다"라며 한국 유소년 선수들의 성장을 기원했다.





시미즈의 교육을 묵묵히 지켜본 리스펙트 지도자들의 소감은 어땠을까? 과거 대한민국 연령별 대표팀에도 소집된 경험이 있는 김재빈 코치는 "아이들보다 내가 배운 게 더 많았다"며 운을 뗐다.
김재빈 코치는 "한국은 양발 사용을 강조하지만, 일본은 왼발잡이라면 왼발로 살아남는 법을 가르친다고 하더라. 확실히 다른 접근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아이들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더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훈련의 목적을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재미는 기본이고, 아이들이 '왜 이 훈련을 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일본은 시스템이 체계적이다. 하지만 한국도 강점이 분명하다. 두 스타일이 합쳐지면 세계무대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본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훈련을 마친 뒤 선수단은 J1리그 시미즈-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 경기를 IAI 스타디움 니혼다이라에서 관람했다. 오전에 배운 것들을 현역 프로들의 움직임에 대입하며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리스펙트는 시즈오카에서 뜻 깊은 시간을 마무리했다. 배움과 WHY로 가득했던 영덕 페스타 우승팀의 축구 연수였다. 덕분에 선수들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나가에 유미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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