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어머니 한학자 공백’ 통일교, 장손들 계승 움직임···‘왕자의 난’ 재연될까
“천애축승자·참가정 사위기대 중심 대처”
4월 후계자 지목된 문신출·문신흥 언급
문선명 사망 후 이어진 3남·7남 등 반발
한씨 구속에 ‘왕자의 난’ 재촉발 가능성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구속 이후 통일교의 리더십은 어떤 운명을 맞게 될까. 통일교 대표자회의는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고 “‘천애축승자’와 ‘참가정 사위기대’를 중심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재가 “만약을 대비하는 뜻으로 통일가에 위기가 닥쳤을 때 천애축승자와 참가정 사위기대를 중심으로 하나되어 일하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천애축승자는 한 총재의 손자인 문신출, 문신흥씨다. 한 총재의 장남인 문효진씨(2008년 사망)의 장남과 차남으로, 이들은 올 4월 경기 가평에서 열린 천원궁 천일성전 입궁식에서 ‘천애축승자’로 지명되며 한 총재의 공식 후계자로 발표됐다. 이들은 현재 통일교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참가정 사위기대는 문효진·문흥진 가정을 일컫는 말로, 문효진의 부인 문연아씨와 차남 문흥진(1984년 사망)의 부인 문훈숙씨가 포함된다. 한 총재의 둘째 며느리인 문훈숙씨는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이다.
한 총재가 구속될 경우를 대비해 이같은 당부를 한 것은 취약해질 내부 결속력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총재가 특검 조사에서도 ‘독생녀’ 등을 언급하며 통일교 교리를 설파한 것은 신도들을 향한 메시지이자 내부 결속력 강화를 위해서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총재가 내부 결속력을 강조한 것은 통일교가 2012년 문선명 총재 사망 이후 ‘왕자의 난’ 등 심각한 내분을 겪어왔던 그간의 상황과 무관치 않다. 한 총재와 장·차남 가족이 중심이 되어 후계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만 3남 문현진씨(UCI그룹 회장, 글로벌피스재단 이사장), 7남 문형진씨 등이 이에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문현진씨는 통일교의 자산을 놓고 한 총재 체제의 통일교와 오랫동안 대립해 왔다. 올 7월 한 총재 측은 천문학적 규모의 자산을 둘러싼 소송에 패소해 타격을 입었다. 문형진씨는 생전의 문선명 총재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됐으나, 2015년 한 총재가 주도권을 잡으며 실권을 잃게되자 미국으로 가서 생추어리 교회라는 독자적 정파를 창립했다. 하버드대에서 철학을 공부한 그는 2008년 통일교 세계회장에 취임하고, 2012년 문 총재 장례식에서 장례위원장을 맡았지만, 권력투쟁에서 밀려난 이후 친어머니인 한 총재를 ‘바벨론의 음녀’ ‘사탄의 핏줄’ 등으로 지칭하며 원색적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통일교 내부는 사태 수습에 고심하고 있다. 한 총재 장·차남 일가가 중심이 된 통일교 대표자회의가 “참어머님(한 총재)을 온전히 모시지 못한 지도부는 깊이 회개하며 모두 백의종군해야 한다”고 촉구한데 이어 통일교 내부에서도 현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통일교 관계자는 “천애축승자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총재 구속으로 힘의 공백이 발생한 만큼 ‘왕자의 난’이 재연될 가능성을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교 연구에 천착해 온 부산장신대 탁지일 교수는 “한 총재의 공식 후계자로 지정된 문신출·신흥씨는 가족이나 가신그룹의 도움을 받아 당분간 리더십을 유지하는 모양새는 취할 수 있겠지만 문현진·형진 두 삼촌의 공세를 감당하기에는 벅찰 것 같다”면서 “일본 통일교 사건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데다 대외적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해진 상황에서 내부를 추스르고 정비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경은 선임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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