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아내가 변했다고 느껴질 때, 갱년기에 관심을

이석수 기자 2025. 9. 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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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을 지나면서 아내의 표정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남편들이 많다.

갱년기는 여성호르몬, 특히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인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다.

때문에 40대 중반부터 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면 몸과 마음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찾아온다.

가족이 함께 이해하고 지지한다면, 아내의 갱년기는 더 이상 힘든 시기가 아니라 인생 후반부를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지혜로운 준비의 시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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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아 르네여성의원 원장,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
황인아 르네여성의원 원장, 대구시의사회 홍보이사

40대 중반을 지나면서 아내의 표정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남편들이 많다. 예전보다 자주 지쳐 보이고, 이유 없이 짜증을 내거나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평소와는 다른 사람처럼 예민해진 모습을 보면 "왜 저렇게 변했을까"하는 원망이 앞서기도 한다. 사실 이런 변화 뒤에는 흔히 '갱년기'라 불리는 시기가 숨어 있다.

갱년기는 여성호르몬, 특히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인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다. 여성호르몬은 단순히 생리 주기만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뼈, 혈관, 뇌, 피부, 점막 등 전신에 관여한다. 때문에 40대 중반부터 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하면 몸과 마음에 예상치 못한 변화가 찾아온다. 50세 전후로 폐경을 맞게 되는데, 이는 단순히 생리가 멈추는 사건이 아니라 삶의 질을 흔드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갑작스럽게 열이 오르고 땀이 나는 안면홍조다. 낮뿐 아니라 밤에도 찾아와 수면을 방해한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 피로가 쌓이고, 집중력 저하나 기억력 감퇴로 이어진다. 감정 기복이 심해져 우울감과 짜증이 잦아지고, 자신도 모르게 가족에게 날 선 반응을 보이게 된다. 체중 증가, 관절 통증, 심장이 두근거리는 느낌처럼 신체적 불편도 동반된다. 단순히 외모가 달라지는 수준을 넘어 성격까지 달라진 것처럼 보여 가족 간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시기에는 몸과 마음이 모두 예민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가족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특히 배우자가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예민하다'는 말로 치부하지 않고, 아내의 변화를 존중하며 지켜봐 준다면 큰 힘이 된다. 정서적 지지는 약물이나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회복 요인이다.

갱년기 증상은 사람마다 양상과 강도가 다르다. 어떤 여성은 거의 증상을 못 느끼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심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근에는 갱년기를 단순히 견뎌야 하는 시기로 보지 않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환기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생활습관 관리만으로도 증상은 크게 완화될 수 있다.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 그리고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트레스 관리 또한 중요한데, 명상이나 요가, 규칙적인 취미 생활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생활 습관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전문가와 상담해 약물이나 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여성이 겪는 질 건조증, 반복되는 방광염, 성관계 시 통증 같은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불편을 넘어 자존감과 부부관계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조용히 참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레이저 시술, 국소 호르몬 요법, 윤활제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이 있어 약 없이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혼자서 감내하기보다 용기 내어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갱년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시기다. 변화하는 몸을 받아들이고, 현명하게 관리한다면 오히려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이해하고 지지한다면, 아내의 갱년기는 더 이상 힘든 시기가 아니라 인생 후반부를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지혜로운 준비의 시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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