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보스', '아는 맛'도 '병맛'도 아닌 그냥 조폭 코미디

강효진 기자 2025. 9. 25. 10: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보스. 제공ㅣ하이브미디어코프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웃기는 놈이 '보스'라던데, 아무도 보스가 되지 못했다.

한국 영화 조폭 코미디 강점기를 겪고 성장한 2025년의 극장가의 조폭 코미디라면 어떤 미덕을 가져야 할까. 관객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시대상을 반영한 설정과 뻔할 지라도 한 방이 있는 유머다. '보스'는 과연 둘 다 잡은 작품일까.

'보스'(감독 라희찬)는 조직의 미래가 걸린 차기 보스 선출을 앞두고 각자의 꿈을 위해 서로에게 보스 자리를 치열하게 ‘양보’하는 조직원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다. 기존의 조폭 영화에서는 보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한다면, '보스'에서는 유력 후보들이 나름의 이유로 보스 자리를 극구 거절하며 웃음 경쟁에 나선다.

부하들에게 신망도 높고 실력도 뛰어난 완벽한 후보 순태(조우진)는 조직에서 완전히 손을 씻고 중국집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위해 보스 후보에서 벗어나려 한다. 이미 도장은 찍어버렸고, 위약금 5배를 물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강제로 보스에 추대되는 상황에 미칠 노릇이다. 또한 차기 보스 자리를 약속받고 감옥에 들어간 조직의 황태자 강표(정경호)는 수감 생활을 하던 중 탱고에 반해 제2의 인생을 꿈꾸기 위해 출소 후 보스 자리를 극구 거절한다. 반면 조직원 모두가 꺼리는 단순무식 판호(박지환)는 홀로 보스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여기에 10년 째 조직에 잠입 중인 허술한 언더커버 경찰 태규(이규형)가 이들의 보스 선발전을 주목한다.

역대급 추석 연휴를 겨냥해 개봉하는 작품인 만큼, '보스'의 장점은 무난함이다. 15세 이상이라면 남녀노소 쉽게 이해하고 복잡한 생각 없이 볼 수 있는 이야기다. 특히 앞서 '가문의 영광' 등 조폭 코미디가 범하기 쉬운 실수인 '선'을 잘 지켰다. 웃음 욕심에 지나치게 시대착오적인 노골적 묘사, 성적인 개그, 여성 비하 등이 튀어나오지 않는 미덕을 갖췄다.

▲ 보스. 제공ㅣ하이브미디어코프

단점은 웃음도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미디 영화라면 러닝타임 내내 단 한 번만 크게 웃어도 성공이것만, 한껏 웃을 준비를 하고 열린 마음으로 관람했음에도 한 번을 시원하게 웃지 못할 타율 낮은 개그들이 즐비하다.

초반에 서사와 설정을 깔고, '이제 곧 웃기겠지' 하는 마음으로 후반에 몰아치는 웃음을 기대했으나 '아는 맛'의 웃음도, 일명 'B급 유머'인 '병맛' 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중요 부위를 가격하는 슬랩스틱 액션이나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이규형이 연기한 '헤롱이' 캐릭터를 고스란히 따온 안일한 코미디 등이다. 신선함 없는 평이함이 엔딩까지 이어진다. 웃음 코드가 맞지 않는 관객은 한 번도 웃지 못할 수도 있다.

러닝타임 전반부에 설정을 깔면서도 소소한 웃음 포인트를 배치해야 하지만, 캐릭터에만 기대다보니 속도감도 떨어진다.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임에도 다소 늘어진다는 인상을 준다. 특히 아쉬운 것은 정경호가 맡은 강표 캐릭터가 매력적인데 비해 본격적인 등장이 다소 늦고,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또한 등장 인물들이 보스를 하기 싫어하는 상황적 아이러니를 핵심 웃음코드로 타이밍마다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한 느낌이다. '빵' 터질 수 있었던 태규 캐릭터의 활약이 공개되는 장면 역시 역시 템포가 떨어진다.

▲ 보스. 제공ㅣ하이브미디어코프

작품의 히든카드로 준비한 OST는 양날의 검이다. 조폭 감성의 대표 곡인 캔의 '내 생애 봄날은'을 통으로 삽입해 그 시절 드라마 '피아노'의 향수를 재현했다. 그러나 패러디 효과보다는 함께 분위기가 올드해지는 인상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웃음 장벽이 낮은 관객들이라면 평이하게 만족할 수 있겠으나, 2025년의 까다로운 한국 관객들이 '보스'에 후한 웃음을 터트려줄지. 과연 위기의 극장가를 구원할 추석 연휴 관객들의 마음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10월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8분.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포티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