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논단] 가족의 의미

얼마 전 뉴스에서 1인 가구가 1000만 세대를 넘어 전체의 42%를 차지하는 것으로 발표됐다. 4인 이상 세대는 줄어들고 나 홀로 세대가 빠르게 증가했다. 이러한 원인은 혼인율 감소, 미혼 독신가구 증가, 이혼이나 별거 세대 증가, 고령화로 인한 노인 단독가구 증가 때문이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어쩌면 가족의 해체를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현대사회는 개인화와 산업화로 인해 전통 가족제도가 무너지고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변화했다. 핵가족화는 전통가족 문화를 해체하고 새로운 가족문화를 형성함에 따라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양산했다. 대가족에서는 삼대가 한 지붕 아래에서 살며 그 속에서 부모를 봉양하고 육아와 가정교육, 대인관계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아이를 낳으면 삼촌 고모가 돌봐주고 사촌과 육촌이 한마당에서 자라나서 형과 아우로서 지켜야 할 예절과 관계 맺음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웬만한 투정은 통하지도 않아서 가족 관계 속에서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언행을 자연스럽게 습득했다. 가난 속에 생활의 어려움도 적지 않았지만 가족 간에 다져진 끈끈한 정과 행복감이 있었다.
핵가족은 부모와 자식을 중심으로 구성하므로 가정이 단출하여 아이들에게 온정을 쏟을 수 있다. 현명한 부모는 육아와 훈육할 때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고 인성을 중심으로 사회성과 역량을 길러준다. 그렇지 못한 부모는 부모 자체에 문제가 많아서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끼쳐주고 아이를 방치하거나 그저 학원으로 내몰기만 한다. 아이의 인성이 올바르게 형성되지 않고 사회성도 부족하다. 대개 부모의 나쁜 점이 아이의 인성 형성에 그대로 영향을 끼쳐준다. 부모가 통제할 수 없는 아이는 선생님도 제대로 교육할 수 없다. 또한 자식이 부모를 봉양할 수 없으므로 대부분의 부모가 만년을 외롭게 보낸다. 가족이 직장 따라 전국에 흩어져 살다 보니 사촌이나 육촌 등 가까운 친척도 왕래하지 않거나 얼굴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간(人間)이란 인간사회를 의미한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어서 관계를 형성하고 사회를 구성한다.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가 가족이다. 가족이 해제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불행한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런 사회는 일시적으로 자유와 편리함을 줄 수는 있지만 결국에는 불행을 가져다 준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무관심과 소외감, 고독사 등의 증가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화목한 가정은 구성원에게 안정감과 행복감을 준다. 가족에게 사랑받은 사람은 웃음이 넘치고 그늘이 없어서 얼굴이 빛난다. 불화가 잦은 가정은 어른도 감정이 안정되지 못하고 아이들도 밝지 못하다. 과거에는 가난해도 어떻게 부모 노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대학을 졸업하고 지식이 많아도 부모로서 역할을 제대로 할 줄 모른다. 그 부모로부터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가풍을 전수받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건전해지고 행복해지려면 무너진 가정문화가 달라져야 한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원만하게 소통하며 깊은 정을 나눌 수 있는 새로운 가족문화를 형성해나가야 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한 해가 지나도록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죽었는지 살았는지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1년에 한 번은 8촌 이내 일가친척이 모여서 인사도 나누고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가족공동체로서 대가족 문화를 체험하게 하면 어떨까.
추석이 다가온다. 명절 때 해외여행을 떠나는 숫자가 갈수록 늘어난다. 설날과 추석만큼은 아이들 데리고 조상 묘소에 가서 성묘하고 평소에 찾아 뵙지 못하던 일가친척에게도 얼굴을 보여드리고 안부도 여쭙는 것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도리일 것이다. 이런 도리를 저버리고 사는 것이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추석에는 현대사회에서 바쁘게 살아가면서 바람직한 가족문화를 어떻게 구축해야 가족들이 그 속에서 유대감과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향배 충남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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