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멕시칸 푸드'…한국 입맛 잡을까
치폴레, 한국 시장 도전장…내년부터 운영
소비자 인식 변화…현지화·가격 책정 관건

'멕시칸 푸드'가 국내 외식업계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KFC 코리아는 '타코벨' 부활을 노리고 있고 SPC그룹은 미국 인기 브랜드 '치폴레'의 한국 상륙을 예고했다. 외식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단순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닌 지속 가능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다시, 새롭게
과거 멕시칸 음식은 한국에서 일부 마니아층과 이국적인 경험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사워크림, 고수와 같은 식재료들 탓에 호불호가 갈렸다. 여기에 밥·국·반찬이 기본인 한식 구조와 달리 멕시칸 메뉴는 간편식 위주인 만큼 '한 끼 식사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일례로 대표 멕시칸 음식인 타코, 부리토는 미국과 멕시코 현지에서 서민 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한국에 들어올 때는 프리미엄 가격이 붙으며 '고급화'가 된다. 인지도와 접근성이 높지 않은 탓에 낮은 가격대를 유지하기가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와서다. 프랜차이즈를 운영할 경우에는 해외 본사에 일정 부분 로열티도 지급해야 한다.
이랬던 멕시칸 음식이 최근 외식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에서 프랜차이즈 운영 경험을 보유한 외식 기업들이 속속 글로벌 멕시칸 브랜드를 들여오고 있다. 이들 업체는 각 브랜드가 가진 파워와 그간의 운영 역량을 결합해 과거와 다른 성공 공식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먼저 KFC 코리아는 이달 '타코벨 더강남'을 오픈했다. 올해 초 타코벨 사업권을 보유한 글로벌 외식기업 '얌'과의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한 뒤 첫 행보다. 타코벨은 1993년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매장 철수와 재진출을 거듭해왔다. KFC 코리아는 연내 타코벨 매장 3곳을 추가로 오픈, 오는 2030년까지 40개를 출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PC그룹은 내년 중으로 서울에 치폴레 1호점을 열 계획이다. 이를 위해 SPC그룹 계열사인 빅바이트컴퍼니는 치폴레 멕시칸 그릴과 합작법인인 'S&C 레스토랑 홀딩스'도 설립했다. 치폴레는 미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브랜드다. 소비자 취향에 따른 '토핑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진입장벽 낮추자
외식 업체들이 멕시칸 음식에 도전하는 이유는 소비자 인식이 점점 변화하고 있어서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고 간편하지만 건강한 한 끼'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이런 니즈에 멕시칸 푸드는 적합하다는 평가다. 로우 칼로리 메뉴 라인업, 채소와 단백질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 등은 '클린 이팅'과 같은 건강 트렌드와 맞아 떨어진다.
배달 플랫폼의 카테고리 확장 등 구조적인 변화도 멕시칸 음식의 확산에 속도를 붙이는 요인이다. 실제로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해 배달의민족(배민)을 통한 타코 주문 건수는 14만5000건을 기록했다. 2년 전인 2022년보다 81.3% 증가했다. 덕분에 배민에 입점하는 타코 판매 가게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멕시칸 음식이 단기적인 트렌드를 넘어 한국 외식 시장의 새로운 성장 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안적적인 정착을 위해선 현지화 전략과 가격 조정이 필수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존 한국인 식습관에 맞춘 메뉴 구성, 합리적인 가격, 높은 접근성 등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가 아닌 '한국의 대중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에 KFC는 타코벨을 가성비 중심 브랜드로의 포지셔닝과 경험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치폴레는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맞춤형 건강 식단이라는 포맷을 앞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한국 소비자들이 이미 샐러드나 맞춤형 메뉴에 익숙해 있는 만큼 이 같은 방향성이 진입 장벽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라는 이름값만으로는 더 이상 성공을 보장받기 어려운 시대"라며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와 마찬가지로 현지 소비자들의 일상 생활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느냐가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윤서영 (s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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