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영화 2편 망하고 이병헌 母 레시피로 김밥집 창업 노려”(유퀴즈)

[뉴스엔 서유나 기자]

박찬욱 감독이 한때 배우 이병헌 어머니의 김밥 레시피로 요식업을 노린 사실을 고백했다.

9월 24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312회에는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배우 이병헌, 박찬욱 감독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찬욱 감독은 데뷔작을 포함해 두 편의 영화가 흥행 실패하며 8년간 무명 감독 생활을 한 적 있었다. 박찬욱 감독은 당시 평론가 생활과 함께 비디오 가게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비디오 가게 이름은 '영화마을'로 지금도 함께 영화 작업하는 조영욱 음악 감독과 동업을 했었다고.

박찬욱 감독은 장사가 잘됐냐는 질문에 "정리할 때쯤 계산해보니 본전이더라"며 수익을 내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이 영화는 모든 사람이 좋아할 거라고 골라놓은 영화들이 안 빌려 가거나 제가 권해서 보고 나면 그 다음부터 발길을 끊는 일이 생기면서"라고 털어놓아 웃픔을 자아냈다.

박찬욱 감독이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만든 세 번째 영화 '공동경비 구역 JSA'에 출연했던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이 '공동경비 구역 JSA'를 찍을 때까지만 해도 감독 은퇴 고민을 했던 것 같다고 짐작했다.

이병헌은 "당시에도 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지만 돌이켜보면 감독을 그만두면 뭘 해야 할지까지 생각하신 것 같다"며 "저희 엄마가 김치를 잘 담그신고 한식을 잘 하시는 분이다. 엄마의 대표 메뉴 중 김치김밥이 있다. 어떤 사람이 먹어도 반할 수밖에 없는 맛이다. 어느날 '공동경비 구역 JSA' 촬영을 가는데 나눠 먹으라며 몇십인분을 싸주셨다. 촬영장 가서 같이 먹고 감독님도 드시더니 진짜 진지하게 '어머니가 김밥집 1호점을 차리면 2호점을 나한테 줄 생각이 없냐'고 하시더라. 감독님이 다음 상황까지도 생각하고 계시는구나. 항상 위태롭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병헌의 기억이 맞냐는 질문에 박찬욱 감독은 "맞다. 그 김밥은 지금도 생각나는 맛이다. 실제로 창업까지 생각한 게 맞다. 세 편째 망하면 감독으로서 그 다음부터는 기회가 없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인정하며 인간미를 드러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