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되거나 쪽박 차거나”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붐

변동성이 높은 암호화폐 시장에 이른바 ‘펍스(PERPS)’라고 부르는 ‘무기한 선물’ 붐까지 겹치면서 투자 위험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투자가 성공하면 일확천금을 벌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투자금을 날리는 것은 물론이고 막대한 빚도 질 수 있다.
부자가 될 수도 있지만 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는 위험한 거래가 암호화폐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결국 돈을 버는 것은 이런 위험한 거래를 부추기는 로빈후드, 코인베이스 같은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거래소라고 비판했다.
WSJ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른바 펍스라고 부르는 무기한 선물이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이 무기한 선물은 일반 선물과 달리 만기일이나 행사가가 없는 파생상품이다.
암호화폐 가격이 치솟기만 하면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져 투자자들이 앞다퉈 거래에 나서고 있다.
무기한 선물 거래를 하면 적은 투자금으로 최대 100배까지 레버리지가 가능하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것으로 확신하지만 실탄이 부족한 개미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성공하면 단번에 ‘암호화폐 억만장자’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실패하면 투자금을 모두 잃고 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거래소가 투자자를 보호하는 청산 시스템을 통해 거래소가 자동으로 해당 포지션을 종료하고 자산을 매도하지만 시장 변동성이 극도로 커질 때에는 이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금은 날릴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엄청난 빚을 떠안고 노숙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
무기한 선물은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1년 동안 70% 넘게 폭등하면서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뉴욕 증시에 “상승장을 놓칠지 모른다는 공포(Fear Of Missing Out·FOMO)”가 확산하면서 시장이 투기적 성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런 움직임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암호화폐 시장의 투기 성향은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속에 강화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BOE) 글로벌 마켓츠, 윙클보스 형제의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나이 같은 주요 금융사들이 무기한 선물 상품을 출시하거나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WSJ은 투자자들이 투기 광풍을 겪는 사이 실제로 돈을 버는 이들은 중개업체들이라고 비판했다.
“주식 투자 민주화” 깃발을 내걸고 출범해 지금은 암호화폐로 영역을 넓힌 주식,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암호화폐 거래소로는 세계 최초의 상장사인 코인베이스 등이 거래가 급증하면서 돈방석에 앉았다는 것이다.
로빈후드는 2분기 거래 관련 수익 80%가 암호화폐와 옵션 거래에서 나왔다.
한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23일 연설에서 자산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식 시장이 과열됐다면서 1996년 앨런 그린스펀 연준 전 의장의 유명한 표현인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을 소환하며 시장의 투기적 행태를 경고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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