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건으로 새 수건 만들어… 섬유 ‘100% 재활용’ 성공
숙박업소-기업 등서 나오는 폐섬유
흰색 재생 원사로 만들어 원단 생산
4년간 섬유 폐기물 18.6t 다시 써
제주도의 기업들과 ESG 공동 제휴… 지역서 폐섬유 기반 경제모델 구축

차승수 대표(53)가 운영하는 제클린은 호텔, 리조트 등 숙박업소나 기업이 버리는 침구, 수건, 작업복 등 섬유 폐기물을 수거해 재생 섬유와 원단,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기업이다. 제클린은 섬유 기업 일신방직과 협업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섬유 폐기물을 재활용한 폐섬유 순환 경제 모델을 만들었다. 8일 차 대표를 만나 섬유 재활용으로 환경에 이바지하는 제클린의 전략을 들어봤다.
● ‘수거부터 재활용까지’ 폐섬유가 수건과 침구로
차 대표는 1999∼2016년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일하다 침구 세탁 및 관리 대행 사업 도전을 결심했다. 펜션, 호텔 등 숙박업소가 많은 대표 관광지 제주시로 내려가 2017년 제클린을 설립했다. 제클린은 ‘제주’와 ‘클린(clean)’의 합성어로, ‘제주의 깨끗함을 담은 섬유 재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처음에는 펜션, 풀빌라 등 중소형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기업 간 거래(B2B) 형식으로 세탁 대행을 시작했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쌓은 거래 숙박업소는 74곳으로, 그동안 제클린 서비스를 이용한 곳은 281곳에 이른다.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차 대표는 침구와 수건, 작업복 등이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버려지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섬유 폐기물을 활용해 원사·원단 등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이런 배경에서 2022년 탄생한 재생 원료·원사·원단 브랜드가 ‘리피트(RE;FeaT)’다.
우선 제휴 숙박업소로부터 폐침구, 수건, 작업복 등 섬유 폐기물을 수거했다. 수거한 폐기물을 파쇄기에 넣어 찢어 솜으로 만든다. 이 솜으로 다시 흰색 재생 원사를 만들어 원단을 생산한다. 흰색 원사는 무늬나 색을 입히는 게 자유로워 응용 폭이 넓은 것이 장점이다. 2022년부터 현재까지 리피트 원단으로 재탄생한 섬유 폐기물은 약 18.6t이다. 차 대표는 “과거에는 섬유 폐기물 중 원료화가 가능한 비율이 60% 수준에 그쳤지만, 지금은 단추나 지퍼 등 부자재를 제외하고 폐기물의 100%를 재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클린은 △섬유 폐기물 수거 △원료화 △재생 면사·원단·제품 생산 △재수거 및 재파쇄 등 폐섬유 순환 모델을 구축했다. 제클린이 거래처인 제주 숙박업소로부터 수거하는 섬유 폐기물이 안정적인 원료 공급원 역할을 한다.
● “재생 섬유가 일상이 되는 세상 꿈꿔”
제클린은 메종글래드 제주, 롯데호텔앤리조트, 제주신화월드 등 기업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공동 제휴를 맺고 있다. ESG 제휴 기업으로부터 섬유 폐기물을 수거하고 재생 섬유 제품 생산 및 납품을 진행한다. 섬유 폐기물을 재활용해 생산한 재생 원사는 2022년부터 총 6.7t에 이른다.
차 대표는 제클린의 이러한 성공에 SE 컨설턴트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 초기, 폐기물 및 재활용 시장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상황에서 SE 컨설턴트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으며 시장 구조 등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E 컨설턴트는 SK그룹 임원 출신 멘토와 소셜벤처 최고경영자(CEO)를 매칭해 현안 해결과 사업 성장에 대한 경영 자문에 응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순환 경제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 및 확장할 수 있도록 전문가 자문과 컨설팅을 연계한 SE 컨설턴트의 도움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직원과 쉽게 논의하기 어려운 인사, 재무 등 분야 관련 질문을 SE 컨설턴트에 자문해 해결했다.
차 대표는 섬유 순환 재활용 기업이 여럿 생겨 사람들이 재생 섬유를 널리 사용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류 폐기물 및 섬유 순환 재활용 관련 입법을 위해 관련 스타트업을 모으고 있다”며 “10년 후 사람들이 새 옷, 헌 옷 구분 없이 재생 섬유로 만든 의류를 일상적으로 구매하고 입는 시대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나래 조민영 본부장은 “제클린과 같은 소셜벤처가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며 “앞으로도 SE 컨설턴트 사업을 통해 소셜벤처가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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