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WTO서 주는 개도국 혜택 포기”
트럼프 1기 때부터 “부당하다”
中, 美 협상 앞두고 걸림돌 해소

중국이 자유무역체제의 중심축인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누리던 개발도상국(개도국) 특혜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2001년 WTO에 가입한 중국은 2010년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뒤에도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며 협정 이행 유예와 기술 지원 등 WTO 협정이 보장한 150여 개의 혜택을 받아왔는데 이를 포기한 것이다. 다만 중국은 이번 결정이 ‘개도국 졸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2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리창 총리는 중국 주재 세계개발구상(GDI) 고위급 회의에서 “현재와 미래의 모든 WTO 협상에서 더 이상 새로운 특별·차등 대우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오후 베이징에서 개최한 브리핑에서 “중국이 책임감 있는 개도국으로서 WTO 내 특별 대우를 더 이상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면서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개도국이고, 그 지위와 신분은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언제나 개도국들과 한편”이라고 강조했다. WTO 회원국들은 스스로에게 개도국 지위를 부여할 수 있고, 지위 포기는 자발적으로 이뤄진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개도국 지위를 버리라는 미국의 오랜 요구를 일부 수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무역 협상에 걸림돌이 돼 왔던 미국과의 갈등 요소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때였던 2019년 7월 “중국이 WTO 체제에서 개도국 혜택을 받는 것이 부당하다. WTO의 개도국 우대 시스템을 없애야 한다”고 발언해 중국의 반발을 불렀다. 정권이 교체된 뒤 후임 조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의 지위 변경을 요구했다.
미국은 G20(20국), 경제협력개발기구와 세계은행 분류상 고소득 국가, 세계 전체 교역량의 0.5%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 등의 기준에 포함되면 개도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이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이번 결정이 미·중 무역 협상이 일부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은 최근 미국과 자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인수·인계 방식에 합의하는 등 무역 협상 타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주력해왔다. 앞서 한국 역시 2019년 10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압박으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바 있다.
중국은 경제 대국이 개도국 혜택을 부당하게 누린다는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 등 국가 정책을 내놓으며 미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고, 중국 국방 예산은 세계 2위로 아시아 전체 예산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이 매년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에서 수십억 달러씩 대출을 받으면서 ‘일대일로’ 전략에 따라 다른 개도국들의 인프라에 투자하는 양상은 ‘개도국 지위의 남용’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중국은 2014년 스위스, 2019년 일본으로부터 개도국 관세 특혜 중단을 통보받았고, 2021년엔 유럽연합 등 32국도 가세했다.
이번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각종 공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미국은 WTO 체제의 대가로 제조업 일자리와 경제적 안정을 잃었다”면서 “가장 큰 수혜자는 중국”이라고 했다.
☞WTO 개도국 혜택
1995년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가 개도국을 국제 무역 질서에 편입시키기 위해 내놓은 ‘특별 대우(S&D·Special and Differential Treatment)’ 조치. 협정 이행 유예, 면세 혜택 등 157개(9개는 최빈 개도국에 적용)의 혜택을 받는다. WTO 회원국들은 스스로에 개도국 지위를 부여할 수 있고, 지위·특혜 포기도 자발적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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