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은 아니고, 100만원은 맞다'···‘권성동에 쇼핑백·세뱃돈’ 자백 한학자 속내는?
청탁금지법 위반 회피 시도 가능성
권 ‘쇼핑백엔 넥타이 있었다’ 주장
김건희 특검 ‘진상 규명’ 수사 집중

한학자 통일교 총재(사진)의 불법 정치자금 전달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는 한 총재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건넨 ‘쇼핑백’과 ‘세뱃돈’을 규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한 총재는 특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건넨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선 부인하면서도 ‘넥타이를 넣은 쇼핑백’과 ‘세뱃돈 100만원’을 각각 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검은 이 진술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빠져나가려는 전략으로 의심한다.
특검은 지난 17일 한 총재를 조사하면서 쇼핑백과 세뱃돈 진술을 확보했다. 2022년 2~3월쯤 경기 가평군 천정궁에서 한 총재가 권 의원을 두 차례 만나 쇼핑백과 세뱃돈 100만원을 각각 건넸다는 것이다. 2022년 1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와 공모해 권 의원에게 1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부분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한다”고 했던 한 총재가 이 진술을 한 배경이 주목됐다.
특검은 한 총재가 구속을 앞두고 ‘세뱃돈 100만원’을 자백한 것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으로 의심하고 있다. 청탁금지법은 직무와 무관하게 1회 100만원(매 회계연도 총 300만원)을 넘는 금품 수수를 금지한다. 실제 설 명절 쯤에 세뱃돈으로 100만원을 준 건 법에 걸리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셈이다. 청탁과는 무관하게 돈을 건넨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총재는 쇼핑백에 통일교에서 만든 넥타이가 들어 있었다고도 진술했다고 한다. 통일교 계열 회사에서 만든 손님 접대용 선물로, 보통 남성에게는 넥타이, 여성에겐 스카프를 준다고 했다. 권 의원은 ‘세뱃돈’에 대해선 부인하면서도 ‘받은 쇼핑백에 넥타이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한 총재가 말한 쇼핑백과 세뱃돈의 실체가 추가 불법 정치자금을 숨기기 위한 진술이라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 구체적인 금품 액수를 특정하지 못한 특검은 한 총재와 그의 전 비서실장 정모씨, 윤씨가 공모해 권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포함해 또 다른 정치자금을 건넸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특검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권 의원을 이날 오후 2시 소환했으나 권 의원은 조사 1시간29분 만에 구치소로 돌아갔다. 권 의원은 추가로 받은 불법 정치자금이 있는지를 묻는 특검 질문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조사에 불응하려 했으나 변호인의 설득으로 출석했다고 한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정씨를, 오후 3시20분 한 총재를 소환해 조사했다. 특검은 한 총재 등이 2023년 국민의힘 대표 선거 직전 교인들에게 재산상 이익 등 대가를 약속하고 국민의힘에 집단 가입하게 했는지 등도 규명하고 있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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