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추모 예산’ 전액 삭감 충북도의회, 유족 협의 없이 “국가 사업” 정부에 떠넘겨

이삭 기자 2025. 9. 24.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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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지방의회 책무 저버려”

충북도의회의가 정부에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국가적 추모공간을 조성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충북도의회는 충북도청에 설치하려던 오송 참사 추모 조형물 예산을 전액 삭감해 사업이 취소됐다.

24일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은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서 오송 참사를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며 국가 추모사업을 정부에 건의했다. 건의안에는 국가 차원의 추모공간 조성, 국가적 추모사업, 유가족에 대한 지원대책 강화 등이 담겼다.

이 소식을 들은 대책위는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정작 도의회는 오송 참사 추모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1일 충북도와 유가족이 합의한 5000만원의 추모 조형물 설치 예산을 “공론화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액 삭감했다. 이 조형물은 충북도청 연못광장 인근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해당 예산은 지난 16일 열린 제42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도 부활하지 못해 결국 ‘오송 참사 추모 조형물 설치 사업’은 무산됐다.

대책위는 “도의회가 지방의회 본연의 책무를 저버리고 추모의 책임을 국가에 떠넘기고 있다”며 “이는 추모 조형물을 정쟁의 도구로 만들고, 혐오시설 취급하며 예산을 삭감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기만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충북도의회는 전체 의석 35명 중 국민의힘이 26명으로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유가족 등의 비판에 대해 도의회는 주민 반대 등을 고려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 의장은 “추모비 설치 장소 등을 두고 주민들의 반대가 많다”며 “추모공원을 조성하거나 국가 차원에서 추모공간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생각에서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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