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위기 민북마을 살릴… 특별한 보상 절실” 전문가 진단·제언 [파주 민북마을, 격동과 파란의 70년 完]

김요섭 기자 2025. 9. 2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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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 김경일 시장 및 전문가 진단·제언
남북 분단으로 인해 70여년간 정치·군사적 긴장 속에 살아온 파주시 민통선 북쪽 마을 주민 중 절반 이상이 마을 발전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민통선 내 통일촌 전경. 경기일보DB

70여년간 분단의 닫힌 공간이 된 파주 민북마을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 정부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중첩규제로 발전의 사각지대에 놓이고 신생아 출생 없이 젊은이들은 떠나는 역삼각형 인구 분포를 보이면서 마을의 지속성이 사라지고 있어서다. 지정학적으로 정치·군사적 긴장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온 파주 민북마을의 특별한 보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숙원인 민통선 북상 방침이 발표됐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지역에 따라) 최대 5㎞까지 줄이겠다고 밝혔다. 민통선 문제점 및 대안 등을 전문가 진단과 제언 등을 통해 짚어봤다. 편집자주

■ 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기도 3대 평화경제전략
3대 평화경제전략은 평화에너지 프로젝트, 경기북부 평화경제특구 내 기후테크 클러스터 구축, 도내 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 등이다. 평화에너지 프로젝트는 비무장지대(DMZ) 인근 접경지역에 대규모 태양광발전단지를 설치해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전력 공급과 경기 북부 주민 혜택을 공유하는 방안이다. 경기북부 평화경제특구 내 기후테크 클러스터 구축은 평화경제특구에 기후테크 스타트업과 유망기업 등을 육성해 경기 북부를 대한민국 기후경제 선도지역으로 만드는 게 핵심이다. 도내 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은 반환공여지 22곳의 교통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 김경일 파주시장: 파주 민북마을 인구 증가 방안
파주 민북마을 인구 감소 문제 해결책으로 두 가지 방안이 필요하다. 첫째, 남북 간 긴장 완화로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고 경제협력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경제협력이 이뤄져야 각종 생활 인프라가 구축되고 인구 유입의 전초가 마련된다. 둘째는 관광 활성화다.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DMZ 평화관광은 물론이고 민북지역을 포함한 임진강 유역을 국가정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 중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에 버금가는 국가정원을 만든다면 관광객 유입 및 이와 관련한 일자리가 늘어나고 파주시 균형발전과 민북지역 정주여건 개선, 인구 유입 등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다.

■ 박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파주을): 접경지역 농민 보호법, 필요
접경지역 농민들은 매일 30분씩 신원조회를 받으며 민통선을 출입해야 한다. 적기 농작업을 놓치는 일이 빈번하고 지뢰 폭발 등 안전위험 속에서 불안감을 안고 농사를 짓고 있다. 농막 설치조차 복잡한 허가절차로 포기하는 농민이 많은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성원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접경지역 지원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농민의 영농활동 보장과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접경지역 발전종합계획에 반영토록 하고 국가의 책무를 규정했다.

■ 김성원 국민의힘 국회의원(동두천·양주·연천을): 접경지역지원특별법 문제점과 개정 방향
현행 접경지역지원특별법은 국토 균형발전을 총괄하는 국토기본법의 그늘 아래 머물러 있다. 하위법인 탓에 접경지역정책은 늘 ‘부차적’이고 ‘임시적’인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접경지역 발전을 더 이상 ‘특별’이라는 이름의 울타리에 가둘 게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의 본류 속에 위치시켜야 한다. 국토기본법 같은 상위 법률에 접경지역 발전원칙을 새겨 넣고 국방, 산업, 주거, 환경을 아우르는 장기적 로드맵을 국가계획에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 강민조 국토연구원 센터장: 평화공존시대, 민통선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남북 접경지역은 한반도 평화경제 구현을 통한 평화공존을 위해 접경지역 평화, 주민들의 안전 강화 지원 등을 시작해야 한다. 포괄적 안보에 기반한 남북간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면적·융합적 남북협력이 가능하며 남북 간 갈등 완화, 상호이해, 이질감 해소를 위한 평화경제지대로 조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공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확보와 남북 간 신뢰를 구축한 이후 남북 접경지역을 마중물로 한반도 평화경제 미래 비전 마련, DMZ 국제 생태·평화 관광협력지구, 평화경제특구 조성 등으로 한반도의 평화경제를 구현해야 한다.

■ 박영민 대진대 교수(DMZ연구원장): 민통선 북상, 어떻게 해야 하나
민통선 북상은 ‘원칙에 기반한 조정’이 요구된다. 첫째, 주민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이는 지형상 군사분계선으로부터 특정 거리를 기준으로 일괄해 결정할 수 없는 일이어서다. 둘째,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려해야 한다. 일단 민통선 북상이 이뤄지고 난 이후 필요시 재조정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에 현재 민북지역 일부의 자연생태 및 환경 보전 필요성이 요구된 지역에 대해선 특별한 고려가 불가피하다. 셋째, 민통선 북상 이후 해당 지역의 개발이 이뤄지면 범위와 배치에 대한 원칙이 요구된다. 민통선 북상으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

■ 황우현 서울과학기술대 특임교수: 민통선 북상 시 활용 방안
DMZ와 민통선은 70여년간 군사적 긴장과 통제의 상징이다. 이곳은 면적이 서울시의 3배가 넘는데도 이동과 경작, 개발 등이 제한적이다. 남북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각각 40%, 16.4% 감축해야 한다. 전체 면적의 10%인 200㎢에 9GW 규모의 태양광을 설치하면 남북 모두 에너지자립 마을 수백개를 조성할 수 있다. 생산 전력은 접경지의 주거, 취사, 냉난방, 농축산농장, 온실, 학교, 병원, 전기 농기계 등에 이용하고 잉여분은 수도권 북부 도시와 산업단지에 공급할 수 있다.

■ 마르코 노이베르트 독일 IOER연구소 박사: 민통선 북상 시 난개발 대책
대한민국 정부의 민통선 북상 발표로 민통선 북상이 실현되면 독일의 ‘그뤼네스반트’ 같은 방식으로 해당 공간을 개발해야 한다. 동서독 접경지 일부는 그뤼네스반트로 지정돼 자연을 훼손하지 못하게 하면서 해당 지역 전체를 국립공원과 탐방 공간으로 만들었다. 특히 초소 및 철조망 같은 군사시설은 철거하지 않고 역사 기념물로 바꿨다. 한국도 지뢰 제거가 선행된다면 옛 분단선을 그대로 살려 생태·역사 탐방로로 만들 수 있다. 그린밴드에 지역 농산물로 운영되는 레스토랑, 기념상품 등을 더하면 관광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 김효은 전 경기도 평화대변인: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방안
접경지역 정책은 오랜 세월이 쌓은 장애물을 걷어내는 국가 프로젝트라는 관점에서 종합적인 정책이 시급하다. 접경지역은 분단이 강제로 주민들에게 부여한 특수 상황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프라 구축 등 지역 균형발전에만 방점을 둘 것도 아니다. 접경지역은 과거와 현재는 분단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심장이고 미래는 통일 한반도의 중추가 될 곳이다. 접경지역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 부처 장관들이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위원회가 아니라 실무특별위원회가 필요하다. 국책연구기관들도 공동으로 연구해 지원, 개발, 보전, 평화정착 등 제 분야의 실용적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 임미려 DMZ숲 대표: 파주 민북마을, 정부 지원
민통선 안에서의 8년. ‘민북지역 산림생태관광’이라는 첫 싹을 틔우기까지 견뎌내야 했던 시간이다. 이 기나긴 과정은 개인의 열정만으로는 쉽게 넘을 수 없고 단단한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돼야 함을 온몸으로 깨닫게 했다. 추상적인 구호만으로는 민북지역을 바꿀 수 없다. ‘보전적 활용’이라는 관점의 전환과 이를 구현할 구체적인 현장을 마련해야 한다.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성공 모델을 만들 시범사업 거점을 발굴·지정해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이 거점을 중심으로 민·관·군이 연계된 원스톱 인허가 체계, 특별구역 지정, 규제 샌드박스 같은 혁신 제도를 우선 적용하고 그 성과를 확산시켜야 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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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섭 기자 yoseop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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