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마이크론·화웨이도 참전… 위협받는 SK·삼성 차세대 HBM

장우진 2025. 9. 2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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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내년 점유율 25% 제시
화웨이 AI칩용 자체 HBM 탑재
점유율 80% 韓 아성 흔들릴 수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의 80%를 장악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반도체 ‘빅3’ 중 하나인 미국 마이크론, 그리고 중국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놨다.

마이크론은 내년 2분기 6세대 HBM(HBM4) 양산 계획과 함께 시장점유율 25% 달성을 자신했고, 중국 화웨이는 차기 인공지능(AI) 칩에 자체 개발 HBM 제품을 탑재하겠다며 ‘자립’을 선언했다.

현 시점에서는 지난 12일 세계 최초로 양산 시작을 알린 SK하이닉스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역시 만만찮은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크론에 비해 두 회사가 확실히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중국의 HBM 경쟁력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를 등에 업은 마이크론, 그리고 반도체 자립과 AI 육성을 골자로 준비 중인 ‘중국제조 2035’에 투입될 천문학적인 정부의 지원 등을 고려하면 우리 업체들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마이크론은 24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열고 내년 2분기 HBM4 첫 양산과 출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샘플 납품을 진행했고 내년엔 점유율이 늘 것”이라며, 내년 점유율 목표를 25%로 제시했다.

그는 자사 HBM4 제품의 성능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최근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될 HBM4를 개발 중인 공급사에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이 정한 표준(8Gbps) 이상인 10Gbps 이상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0Gbps(초당 10기가비트) 이상의 동작 속도를 확보했지만, 마이크론은 이를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11Gbps 이상의 속도를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HBM4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했다.

메흐로트라 CEO는 “업계 최고 수준인 초당 11기가비트(Gb)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을 준비했다”며 “HBM 사양은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는데 마이크론엔 긍정적이다. 제품은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날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이 1년 전보다 46% 증가한 113억2000만달러(약 15조7900억원),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26.6% 상승한 39억6000만달러(약 5조52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HBM 매출 호조가 이 같은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전체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육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도 본격 가세했다. 중국 화웨이는 내년 1분기 신형 AI 반도체인 ‘어센드 950PR’에 자체 개발한 HBM인 ‘HiBL 1.0’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128기가바이트(GB) 용량에 최대 1.6TB/s의 대역폭을 제공해 HBM3와 HBM4 중간쯤 위치한다.

중국 1위 D램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HBM3 샘플칩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HBM3 양산, 2027년 HBM3E 양산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맞춤형 HBM 발표는 중국 반도체 업계가 갖고 있던 AI칩의 성능 병목현상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평가했다.

이에 맞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HBM4 양산 소식을 밝히면서 공식적으로 10Gbps 이상의 동작 속도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는데, 업계에서는 11Gbps 이상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업계 최초로 1c(10나노급 6세대) D램 공정을 적용한 차세대 HBM4 12단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주요 글로벌 고객사에 샘플을 출하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출하량 기준 SK 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 삼성전자 17%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이 79%로 집계돼 한국 기업이 전세계 HBM 10개 중 8개를 생산하고 있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 책임연구원은 “중국은 CXMT를 중심으로 HBM3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동작속도와 발열 등 기술적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해 올해로 예상됐던 출하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 시장을 선도하겠지만 마이크론과 중국 물량 공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장 규모 확대에 맞춘 고객 맞춤형 제품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장우진·이상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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