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돋보기] ‘서해구’가 던지는 과제와 아쉬움

신영희 2025. 9. 2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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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의 새 명칭이 '서해구'로 확정되었다.

행정구역의 이름은 행정적 호칭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서구의 새 이름이 '서해구'로 결정된 것은 서구만의 고유성과 비전을 담기보다는 옹진군이 오랜 세월 지켜온 상징을 빌려온 듯한 인상을 준다.

'서해구'라는 이름이 지리적 좌표에만 머무르지 않고, 서구 주민들의 역사와 미래를 품어낼 수 있도록 행정은 새로운 정책과 이야기를 채워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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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의 새 명칭이 '서해구'로 확정되었다. 행정구역의 이름은 행정적 호칭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주민의 정체성과 역사, 그리고 지역의 미래를 담아내는 중요한 상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번 결정은 기대와 환영 속에서도 아쉬움과 의문을 남긴다.

특히 옹진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의원의 입장에서 이번 명칭은 더욱 복잡한 의미를 지닌다. 옹진군은 그 자체로 서해의 상징이다. 수많은 섬들이 서해 최전선에 흩어져 있으며, 그곳에서 주민들은 바다와 함께 삶을 일궈왔다. 조기잡이와 어업으로 이어진 생계, 분단과 안보의 현실이 교차한 연평도, 그리고 천혜의 해양 생태와 관광 자원까지, 옹진군의 역사와 현재는 서해와 분리할 수 없다. 옹진 주민들에게 서해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정체성과 자부심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서구의 새 이름이 '서해구'로 결정된 것은 서구만의 고유성과 비전을 담기보다는 옹진군이 오랜 세월 지켜온 상징을 빌려온 듯한 인상을 준다. 서구는 청라국제도시, 검단신도시, 루원시티 같은 신흥 주거지와 오래된 원도심이 공존하며, 인천의 성장과 변화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지역이다. 그 복합성과 미래 지향성을 담아낼 수 있는 이름이었다면 주민적 공감은 훨씬 더 커졌을 것이다.

절차적 공감대 부족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행정기관은 공모와 설명회를 거쳤다고 설명하지만, 많은 주민들은 논의 과정을 체감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름은 행정기관이 정하는 호칭이 아니라 주민이 불러야 살아남는 정체성이다. 그렇기에 더 넓고 깊은 참여와 토론, 더 충분한 소통 과정이 필요했어야 했다.

물론 행정에는 속도도 중요하다. 하지만 속도가 공감을 앞지르면 결과는 늘 아쉬움을 남긴다. 다른 도시 사례에서도 보듯 명칭 변경은 갈등을 동반하지만, 충분한 토론과 설득 과정을 거친다면 결국 합의에 도달한다. 이번 결정은 그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행정의 신뢰는 결과보다 과정에서 쌓이는 법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앞으로다. 이미 정해진 이름이라면, 그 안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가 관건이다. '서해구'라는 이름이 지리적 좌표에만 머무르지 않고, 서구 주민들의 역사와 미래를 품어낼 수 있도록 행정은 새로운 정책과 이야기를 채워 넣어야 한다. 동시에 옹진군이 지켜온 '서해'의 정체성과 혼동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접근도 필요하다.

나는 이번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 그러나 이는 결과 자체를 부정하기 위함이 아니다. 부족했던 과정을 돌아보고, 앞으로 더 나은 주민 참여와 공감을 만들어가자는 제안이다. 이름은 결국 주민의 것이다. 행정은 그 이름을 잠시 빌려 쓰는 것일 뿐이다.

'서해구'라는 이름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그 이름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는 행정과 주민 모두의 몫이다. 옹진의 서해가 지켜온 상징성을 존중하면서, 서구만의 미래를 담아낼 수 있는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번 아쉬운 결정을 넘어설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신영희 인천광역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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