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치킨 배달’ 왔어요”…세 달 만의 ‘광폭 행보’ 韓의 속내는?

변문우 기자 2025. 9. 2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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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내란 특검 증인신문 요청은 ‘패싱’…정치 현안에는 연일 ‘SNS 등판’
거제 비롯해 ‘전국 민심 투어’ 시작…“국민 찾아다니며 정치 문제 경청”
지선 앞 존재감 어필 전략? 출마 여부에 “저는 정치를 계속 하는 사람”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선후보 경선 기간이었던 5월2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을 찾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민심 투어'에 나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깜짝 치킨 배달을 하는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대선 후 숨죽였던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SNS에 직접 등판하며 다시금 입을 연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여야 정국이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당이 주도하는 장외투쟁 대신 독자적 광폭 행보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2일부터 경남 거제시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고 있다. 특히 24일엔 SNS를 통해 "(경남) 진주 자담치킨 진주혁신도시점에서 사장님, 아르바이트 학생으로부터 영세자영업의 어려움에 대해 경청했다. 사장님과 함께 치킨 배달도 했다"며 당시 찍은 사진들을 공개했다. 한 전 대표가 점주와 영수증을 보고 대화하거나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치킨 포장 박스를 접는 모습, 치킨을 배달 장소 앞에 내려놓는 모습 등이 담겼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도 출연해 진주 민심 투어 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풀었다. 그는 "어제는 진주를 찾아 음식점 사장님들로부터 '최근 경기가 정말 나쁘다. 어떻게든 해결돼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저녁엔 진주 혁신도시에서 치킨 체인점을 하시는 영세 사업자를 도와 치킨 포장도 치킨 배달도 했고 '배달앱 수수료가 너무 부담된다'는 말씀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진행자가 '배달한 집에서 알아보지 않느냐'고 묻자 한 전 대표는 웃으며 "요즘은 벨을 누르지 않고, 문 앞에 놓고 가라는 요청이 많다"고 답했다. 또 "민심 투어, 탐방이라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냥 국민을 찾아다니면서 정치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뭔지 많은 말씀을 경청하는 정도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한 전 대표가 진주에서 치킨 배달을 한 전날은 내란 특검팀이 한 전 대표의 계엄 당시 상황 관련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법원에 청구한 공판 전 증인신문 기일이었다. 특검팀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국민의힘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밝히기 위한 취지로 법원에 한 전 대표 증인신문을 신청했으나, 한 전 대표가 불출석하면서 실제 신문은 진행되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이미 모든 진실을 밝혔으므로 더 이상 할 얘기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수백억 혈세 쓰는 민주당 특검이 하는 것은 진실 규명이 아니라 보수 분열을 위한 언론플레이뿐"이라며 "저는 모든 진실을 밝혔고 그 이상 할 얘기가 없음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민주당과 민주당 특검의 보수 분열 시도를 막고 보수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는 연일 정치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고 있다. 그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인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을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국감) 증인으로 채택할지 여부를 두고 민주당이 난색을 표한데 대해서도 SNS를 통해 "민주당은 대법원장, 대법관들은 막 부르면서 총무비서관은 못 부르게 막는다. 정청래 대표님, 정청래식으로 김현지 씨는 '뭐' 되나?"라고 비판했다.

여권의 검찰·사법개혁 강행에 대해선 이날 CBS 라디오 방송을 통해 "이재명 기소와 재판에 복수하기 위해 검찰을 폐지하고, 조희대 대법원장 숙청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들이 모두 깔때기처럼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 재판과 기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 추진에 대해서도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FC, 경기도 법카, 대장동과 백현동에 걸려 있는 게 배임죄"라면서 "무죄 받을 자신이 없으니 아예 죄가 안 되는 것으로 만들어서 이 대통령에게 면소 판결을 받게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한 전 대표가 대선 후 3개월 만에 광폭 행보를 시작한 이유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금 정치적 입지를 키우고 본인 세력을 띄우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현재 반탄(反탄핵)파 '장동혁 대표 체제'로 운영되면서 당내 친한(親한동훈)계 인사들이 다소 힘을 잃은 분위기다. 특히 당은 최근 장외투쟁까지 진행하며 강성 지지층 목소리에 더욱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한 전 대표 본인이 직접 등판해 당내 중도층을 포섭하고 지방선거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속내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주를 비롯해 전국 지역마다 약 10일씩 머무르며 민심 청취 투어를 진행하겠다는 것도 그 일환으로 읽힌다. 실제 그는 내년 지방선거 또는 보궐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저는 정치를 계속하는 사람"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또 다른 유튜브 방송에선 "많이 들어야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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