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숨은 매력" 외국인 모임 열었더니 부산에 흠뻑

김동주 2025. 9. 2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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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거주 외국인 모임 ‘HIBA’
매달 1회 모여 지역 진면목 경험
해안 트레킹·산행·서핑 등 즐겨
아르떼뮤지엄·지역 기업과 협업도
4월 열린 오륙도~이기대 해안 트레킹에서 회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HIBA 제공

부산에 사는 외국인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산을 오르고 바다를 즐기며 도시를 새롭게 경험하고 있다.

올해 4월 출범한 ‘HIBA’(Hidden Busan Adventures for Foreigners)는 부산 거주 외국인 아웃도어 교류 모임이다. 밋업(Meetup) 플랫폼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중심으로 회원을 모집하며, 매달 셋째 주 토요일 정기 모임을 가진다. 등산·서핑·요트 같은 아웃도어 활동부터 태권도와 K팝 댄스 체험까지 단순 관광을 넘어서는 ‘생활형 부산’을 즐기고 있다. 외교관, 유학생, 주재원 등이 한국인과 어울려 숨은 부산을 발견하는 이 작은 모임은 반 년 만에 150여 명이 참여하는 글로벌 커뮤니티로 자리 잡았다.

창립자는 한국관광공사 부산울산경남지사 박철호 선임차장이다. 그는 “30년간 관광 현장에서 일하며 조금 더 직접적으로 관광객과 교류하고 싶었다”며 “서울에서는 ‘밋업’ 플랫폼을 통해 비슷한 활동에 참여했는데, 부산에는 그런 모임이 없어 직접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선임차장은 “해운대·광안리만 보고 돌아가는 외국인에게 부산 진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한국인과 외국인이 함께 어울려 교류할 수 있는 장도 필요했다”고 창립 배경을 덧붙였다.

첫 모임은 지난 4월 19일, 오륙도에서 이기대까지 이어지는 해안 트레킹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코스를 함께 걸으며 외국인 참가자들은 “이런 길이 있는 줄 몰랐다”며 감탄을 쏟아냈다. 이스라엘에서 온 한 여행자가 현장에서 동영상을 만들어 공유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은 매번 회원들의 자발적 재능 기부로 활동 기록이 사진과 영상으로 남는다.

이후 △5월 송정 플로깅과 서핑 △6월 태권도 체험 △7월 K팝 댄스 △8월 실내 암벽등반 △9월 광안리 SUP 체험이 열렸다. 여기에 금정산 하이킹과 아르떼뮤지엄 부산 관람 등 특별 이벤트를 포함하면 지금까지 8차례 행사가 진행됐다.

회원 국적은 이스라엘, 미국, 러시아, 벨라루스, 스리랑카, 중국 등 다양하다. 연령은 20~30대가 중심이며 영어 교사, 유학생, 박사과정 연구자, 주재원 등 직업군도 폭넓다. 박 선임차장은 “단골 참가자가 점점 늘어나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지역 기관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지난 8월에는 아르떼뮤지엄 부산과 협력해 무료 입장 기회를 제공했고, 회원 상시 할인 혜택(20%)까지 이어졌다. 이 외에도 송정 서프홀릭(서핑), 대영태권도(태권도) 등 지역 기업이 자연스럽게 얽혀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HIBA 활동은 ‘관광에서 체류로’ 전환하려는 부산시의 정책 흐름과도 닿아 있다. 외국인들이 지역 주민과 어울리며 생활 문화를 경험하는 과정은 워케이션 모델로도 연결된다. 박 선임차장은 최근 일본 워케이션 팸투어에서 HIBA 사례를 소개하며 “외국인과 로컬이 함께 호흡하는 교류가 워케이션을 차별화하는 핵심”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경주 남산 칠불암 산행과 승마 체험이 예정돼 있으며, 내년에는 아난티 선라이즈 러닝, 합천 패러글라이딩, 가덕도 선셋 트레킹, 산청 래프팅, 거제·통영 다이빙 등으로 활동을 넓혀갈 계획이다. 부산을 거점으로 하되 경남권까지 무대를 확장하는 것이다.

박 선임차장은 “HIBA가 외국인과 주민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공간이 되고, 부산에 오면 누구나 찾게 되는 대표 아웃도어 커뮤니티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