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 정부서 멈춘 R&D, 기존 투자금마저 ‘공중분해’···산업부만 혈세 638억 날렸다

김경학 기자 2025. 9. 24. 16: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삭감 방침에 중단된 산업부 R&D 과제 55개
“막무가내 삭감에 최종 성과 못 내고 중단”
카이스트 졸업생인 신민기씨가 지난해 2월16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게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항의하자, 경호원이 그의 입을 틀어막으며 제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효과 분석 없이 추진된 예산, 돈을 썼는데 아무런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 왜 썼는지 모른 그런 예산, 또 노조 비영리단체 등에 지원되는 정치적 성격의 보조금 이런 것들은 완전히 제로 베이스에서 재점검해야 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6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 직후 국민의힘은 과학계에 ‘카르텔’이 있다는 주장도 폈다. 그의 지시에 따라 정부의 지원을 받고 진행 중이던 연구·개발(R&D) 사업 다수가 중단됐는데, 산업통상자원부의 경우 매몰된 비용이 63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윤석열 정부 R&D 삭감 방침에 지난해 중단된 산업부 R&D 과제는 55개에 달했다. 이들 과제를 위해 2023년까지 지급된 산업부 예산은 637억8100만원에 달했다.

R&D 삭감 방침에 중단된 과제 중에는 탄소 저감에 핵심이 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다수 포함됐다. 가스 발전이나 증기 생산 설비 연소 중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고부가 화학 제조 실증 기술 개발에는 그동안 35억1000만원이 투입됐지만, 정부 R&D 삭감 방침에 따른 연구비 조정으로 최종 목표 달성이 불가능해졌다. 또 메가와트(㎿)급 수소 가스 터빈 고냉각효율 연소기 소재 등과 관련한 기술 개발에 투입됐던 20억4900만원도 무용지물이 됐다.

중단된 과제 중에는 첨단 산업에 활용될 수 있는 과제도 다수 포함됐다. 장기간 냉장보관이 가능한 ‘전령 리보핵산(mRNA)’ 백신 제형과 대량 생산 공정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쓰였던 16억9000만원도 사라졌고,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공정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나 미세먼지 등을 동시에 저감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투입됐던 16억7000만원도 무의미하게 됐다.

매년 일반적으로 R&D 과제 관련 매몰 비용은 부정 집행 등을 이유로 수백억원 규모가 발생한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일반 매몰 비용 701억4800만원에 정부의 R&D 삭감 방침에 따른 매몰 비용(637억8100만원)이 더해져 산업부에서만 총 1339억2900만원이 매몰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에서 매몰된 비용만 638억원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 등 다른 부처 매몰 비용까지 포함하면 R&D 삭감 방침에 따른 매몰 비용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막무가내식 R&D 예산 삭감으로 국민 혈세 638억원이 공중분해됐다”며 “윤석열이 무너뜨린 산업 R&D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