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현장] "한국에 콥들이 이리도 많았나요?"... '日 방문 3,400명-9일 1만명' 축구황제 펠레도 찾은 韓 축구성지서 '대박'난 리버풀 팝업
(베스트 일레븐=을지로)

서울 동대문은 한국 축구의 성지다. 지금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리뉴얼되어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지만,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1925년 경성운동장이 그 시초다. 1945년 서울운동장을 거쳐 1984년부터 2008년까지 동대문운동장으로 성지의 명맥을 이어나갔다.
동대문운동장은 '축구황제' 펠레, '흑표범' 에우제비오가 각각 '자국 명문' 산투스(브라질)와 벤피카(포르투갈)을 이끌고 온, 올드팬들에겐 추억의 성지이기도 하다. 펠레는 1972년 산투스 소속 시절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과 맞붙었다. 펠레는 당시 산투스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고, 대한민국은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이회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연속골로 후반 2골을 따라붙는 등 명승부(산투스 3- 2 승)로 국내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이처럼 오래도록 '한국 축구의 성지'로 불려온 동대문이 이번에는 '축구 종가' 리버풀 FC의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DDP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을지로의 동대문 싸카 스토어에서 리버풀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지난 13일 오픈한 팝업은 21일까지 9일간 성황리에 마감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주말 오픈일에는 3,400명의 '콥(리버풀 팬)'들이 팝업을 다녀갔다. 리버풀의 각종 시즌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형성한 줄은 매장 바깥으로까지 길게 늘어섰다. 커플, 친구, 가족 등 구성도 다양했다. 한 남자아이는 엄마 손을 잡고 팝업을 찾았다. 엄마도 빨강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이번 팝업을 기획한 싸카 김현수 차장은 "리버풀이 디펜딩 챔피언이자 경기력이 좋다 보니 라이트 팬들도 많이 유입된 것 같다. 숨어 계신 팬분들도 많이 오신 것 같다"라며 "오픈일에 3,400명, 이튿날에 2,000명 이상이 다녀갔다. 9일간 1만 명 넘는 분들이 팝업에 찾아주셨다. 지난 토트넘 홋스퍼, 맨체스터 시티,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팝업 때의 기록을 훨씬 넘어섰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같은 기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주말 양일에 걸쳐 개최된 2025 넥슨 아이콘매치도 행사를 성공으로 이끄는데 도움을 줬다. 이번 아이콘매치에서는 리버풀의 '올타임 NO.1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를 비롯해, 제라드와 함께 '이스탄불의 기적'을 쓴 라파 베니테스 감독, '왼발의 달인' 욘 아르네 리세가 상암벌을 찾았다. 리버풀 팝업 개최도 아이콘매치와 맞춰 이뤄졌다. 김 차장은 "공교롭게도 시기가 맞아 더 시너지가 났다. 제라드가 스피어팀 마지막 멤버로 합류하면서 더 바이럴이 됐다"라고 말했다.
주최 측도 예상 못한 폭발적 반응에 발걸음을 돌리는 팬들도 부지기수로 나왔다. 싸카는 최근 메인 공간을 확장 리뉴얼링했다. 김 차장은 "공간을 넓히긴 했는데, 그래도 수용인원이 제한적이라 돌아가신 팬분들께 죄송스럽다"라며 대박 속 아쉬움도 밝혔다.
유니폼 외에도 모자, 가방 등 각종 축구 굿즈를 파는 형태의 매장을 '축구 편집샵'이라고 아울러 지칭하는데, 해외 각국에서도 제법 찾아볼 수 있다. 영국의 스포츠다이렉트, 일본의 카모, 싱가포르의 웨스턴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싸카의 편집샵은 이들과는 결이 다르다. 김 차장은 "그들을 표방한 건 아니다. 우리는 기존의 편집샵에서 조금 더 밝고 고급스러운 콘셉트의 매장을 표방했다. 잔디는 카페트로 대체하고, 스테인레스 소재의 인테리어 무드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리버풀 팝업을 찾는 고객들은 단순히 유니폼만 사갖고 가는 게 아니다. 싸카는 구매자들을 위한 마킹 서비스까지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선수 개개인을 선호하는 팬 맞춤형 전략을 취한 것이다. 김 차장은 "구매자 분들을 위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오피셜 마킹 서비스를 제공해 드렸다. 2층 쇼룸에 처음 발을 디딜 때 팬분들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라고 배경과 취지를 밝혔다. 싸카는 이날 구매자를 대상으로 제라드 친필 사인 유니폼 증정 럭키 드로우 이벤트도 진행했다. 열성적 콥으로 알려진 임형철 해설위원이 당첨자를 호명하자, 주변 곳곳에서는 부러움 섞인 탄성이 터져 나왔다. '찐팬'들의 '찐심'이었다.

그렇다면 콥들의 최애 선수, 즉 최다 마킹 선수는 누구였을까? 제라드라고 하면 하수다. 대망의 1위는 올해 바이어 04 레버쿠젠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2003년생 독일의 신성 플로리안 비르츠다. 김 차장은 "비르츠 마킹이 가장 많았다. 아무래도 기대감이 가장 큰 선수라 그런 듯하다. 2위는 모헤마드 살라, 3위는 버질 판 다이크인데, 차이가 많이 난다. 살라, 판 다이크는 이미 많이들 갖고 있어서 그런 듯하다. 제라드? '고증'이라는 전문용어(?)가 있는데, 이미 클래식 저지에 마킹할만한 분들은 다 하신 듯하다"라고 말했다.
리버풀 팝업을 성황리에 개최한 싸카의 다음 스텝은 또 다른 테마의 콘텐츠로 축구 팬들과의 접점을 넓혀 나가는 것이다. 김 차장에게 "힌트를 좀 달라"고 하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2개를 생각하고 있다. 내일 큰 이벤트가 있지 않나"라며 웃었다. 대한민국의 축구 성지에 다양한 축구 문화를 접목시켜 대중화까지 일궈나가는 싸카의 밀알이 한국 축구 시장을 살찌우고 있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싸카, 축구수집가 이재형
축구 미디어 국가대표 - 베스트 일레븐 & 베스트 일레븐 닷컴
저작권자 ⓒ(주)베스트 일레븐.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www.besteleven.com
Copyright © 베스트일레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