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HBM4로 증명한 저력…삼성·SK '슈퍼사이클' 동승하나

강민경 2025. 9. 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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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마이크론…HBM4 탈락설 정면 부인
11Gbps 성능 확보…엔비디아 요구 충족 '경쟁력 과시'
SK하닉 사상 최대 실적 유력…삼성도 반격 기회 노려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시장 우려를 정면으로 뒤집었다. 23일(현지시각) 발표한 2025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 이어, 그동안 의구심이 제기됐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성능도 공개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이크론발 '어닝 서프라이즈'가 글로벌 메모리 업계 전반의 훈풍으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D램 반등·AI 수요가 여는 '반도체 르네상스'

마이크론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대역폭 2.8TB/s 이상, 핀 속도 11Gbps 이상을 구현한 HBM4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출하했다"고 밝혔다. 그간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초당 10Gbps 이상 사양을 충족하지 못해 HBM4 주력 공급망에서 배제될 것이란 전망이 돌았으나 사실상 이를 불식시킨 셈이다. 

업계 내에선 "마이크론이 샘플조차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얘기가 돌 정도였지만 11Gbps 이상의 속도를 확보했다는 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필적하거나 더 나은 수준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단연 HBM을 포함한 D램 부문의 성장세다. 마이크론은 4분기 매출 113억2000만달러(약 15조7900억원), 영업이익 39억6000만달러(약 5조52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126% 급증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35%에 이르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 가운데 전체 매출의 78%를 책임진 D램 부문은 89억8000만달러를 기록해 70%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HBM을 포함하는 클라우드 메모리 사업부 매출은 45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4%나 뛰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입증했다.

이 같은 개선에는 범용 D램 가격 반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근 AI 서버 확산에 더해 AI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겹치면서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실제 DDR4 8Gb 현물가는 연중 최고치인 5.868달러까지 치솟았다. 시장이 공급 제약을 겪는 사이 마이크론은 가격 상승의 수혜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회사는 "D램 공급 부족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생산 확대 계획도 내놨다.

글로벌 메모리 전쟁 '2R' 돌입

HBM 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성장세는 더욱 뚜렷하다. 마이크론의 분기 HBM 매출은 20억달러에 달했다. 단순 환산하면 연간 80억달러, 원화 기준 약 11조원 규모다. 단일 제품군으로만 글로벌 메모리 업계의 핵심 수익원이자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4분기 HBM 매출이 20억달러로 늘었다"며 "HBM 고객사가 6곳으로 확대됐고 내년 HBM3E 물량 대부분은 이미 가격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HBM4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기반으로 고객사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강조, 시장 일각서 제기된 'HBM4 경쟁 탈락설'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내년 전망 역시 낙관적이다. 마이크론은 2026년 회계연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122억~128억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119억1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HBM4E부터는 맞춤형 베이스 로직 다이를 제공하고 대만 TSMC와 협력해 생산할 계획도 내놨다.

업계 관심은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쏠린다. 두 회사 모두 추석 연휴 이후 3분기 실적을 내놓을 예정인데 마이크론과 마찬가지로 D램 가격 반등과 HBM 수요 확대라는 공통 변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1위 기업답게 판매 확대 효과를 온전히 누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실적 레벨 자체가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역시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와 진행 중인 HBM3E 12단 적층 테스트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였고 파운드리와의 연계를 통한 패키징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경쟁사 대비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엔비디아 공급망에 발을 들여놓는다면 시장 구도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강민경 (klk707@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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