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때리며 결집하는 ‘안티백신파’···의료·장애계는 “보건 위험·장애 혐오 우려”
자폐인들은 “트럼프, 사회적 낙인 강화”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신 중 타이레놀을 복용할 경우 자폐아를 출산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마하(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운동의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다. 반면 의료 및 장애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근거 없는 주장으로 공중 보건 위험과 장애 혐오가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AP통신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타이레놀 관련 발표는 백신 반대 활동가, 미 의료 시스템을 불신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마하 운동에 분수령이 됐다”고 전했다.
마하 운동의 지지자들은 타이레놀과 자폐증에 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환영했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이 운영했던 비정부기구(NGO) 아동건강보호의 대표 메리 홀랜드는 “케네디 주니어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이 자폐증의 원인을 찾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 감사하다”며 “정부가 오랫동안 지속했던 공중 보건 기관들의 불의를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토니 라이언스 마하액션 회장은 “우리는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감사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마하 대통령’으로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힘입어 마하 진영의 인사들은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도 검증해야 한다고 나섰다. 존 길모어 자폐증 행동 네트워크 대표는 “백신과 의료 시스템에 관해 우리가 제기해 온 비판이 마침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사실이 고무적”이라고 말햇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식품의약국을 통해 의사들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임신 중에는 타이레놀을 사용하지 말고 참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케네디 주니어 장관은 마하를 행정부의 주력 정책 기조로 삼아 자폐증의 원인을 밝히는 프로젝트 등을 추진해왔다. 이들은 특히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오래전부터 펼쳐왔으며 백신 음모론자들은 마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으로 결집해왔다.
한편 자폐인 당사자들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관해 자폐증의 원인에 관해서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자폐증을 ‘수용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닌 ‘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취급하며 당사자에 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콜린 킬릭 자폐인자기옹호네트워크 사무총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자폐증을 전염병으로 간주해 우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자폐인 당사자에 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국 국립 자폐증 협회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위험하고 과학에 반하며 무책임한 일”이라며 “이런 사이비 과학은 임산부와 어린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자폐인의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라고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32023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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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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