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성토장’ 유엔 총회서 트럼프만 “난 평생 이스라엘 편”

미국 뉴욕에서 개막한 유엔 총회 일반토의는 이스라엘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만이 이스라엘을 감싸고 도는 가운데, 아랍 8개국과 가자전쟁 회담을 벌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일반토의 개막 보고 연설을 하며 유엔이 창립된지 80년이 지난 지금 “세계가 무모한 파괴와 끝없는 인간 고통의 시대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규칙이 자신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국가들을 본다”며 미국과 러시아, 이스라엘 등을 에둘러 비판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가자 전쟁을 두고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 사무총장 재임 기간 중 어떤 갈등보다 사망과 파괴의 규모가 크다”며 즉시 영구 휴전, 인질 석방, 인도적 접근 전면 허용을 촉구했다.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독립국으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의 실행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내 정착촌 확대와 합병 위협 중단을 요구했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도 유엔 연설에서 “협력의 가장 최소한의 기준도 존중하지 않는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과는 협력이 불가능하다”며 지난 9일 이스라엘의 카타르 공습을 비난했다. 이어 “이스라엘 정부의 목표는 가자를 파괴해서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고, 주민들을 내쫓는 것”이라며 “이스라엘 지도자는 전쟁을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할 기회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도 유엔 연설에서 “가자지구엔 전쟁이 없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2023년) ‘10월7일 사건’을 빌미로 자행된 집단학살 정책일 뿐”이라고 이스라엘에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 정부는 ‘약속의 땅'에 집착하며 팽창주의 정책으로 역내 평화와 인류 공동의 성과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가자지구 휴전이 지체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베에프엠 테베(BFM TV)와 인터뷰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노벨 평화상은 이 분쟁을 멈출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의 (가자지구) 현실을 직시할 때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한 명 있다. 바로 미국 대통령”이라며 “왜냐면 미국이 가자에서 전쟁을 수행할 무기나 장비를 공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 전 “나는 이스라엘 편이다. 평생 이스라엘 편에 서왔다. 우린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연설에서 가지전쟁 중단과 인질 석방을 역설하면서도 프랑스와 영국 등의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랍 8개국 지도자들과 가자전쟁 종전 문제를 두고 회담을 했다. 국영 아랍에미리트통신(WAM)은 회담에서 종전과 함께 이스라엘 인질 전원 석방과 악화되는 인도적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회담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스라엘은 유엔 총회 당일에도 가자시티에서 지상작전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 탱크가 가자시티 서쪽으로 대대적으로 진격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의료구호협회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시티에 있는 6층짜리 주요 의료 시설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시엔엔 현장 취재진은 시내에서 격렬한 폭격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알자지라는 이날 공격으로 34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참여한 구호선단 ‘글로벌무드함대’는 이날 그리스 크레타섬 인근에서 11차례 드론(무인기)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전달할 구호품을 실은 함대는 지난 8~9일 두 차례 드론 공격을 받은 바 있다. 함대는 “이스라엘은 공해상에서 구호품을 운반하는 인도주의 활동가들을 위협하고 테러 공격을 하고 있다”며 “함대의 안전한 운항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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