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vs“생계”… 건대앞 타로거리 노점철거 ‘시끌’

조언 기자 2025. 9. 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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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진구, 불법노점 46곳 행정집행
구청 “대리영업·탈세까지 만연
보도 점용도 불법… 철거 정당“
상인 “2010년 구청과 설치 합의
주간 집행 원칙 어겨“ 거센 반발
“생존권 사수” 천막 농성 : 2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 인근에 노점상들의 임시 천막 농성장이 마련돼 있다. 윤성호 기자

24일 오전 서울 광진구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일대 일명 ‘타로 거리’. 인도의 절반 이상을 노점이 차지해 발걸음을 옮기기 힘들 지경이었다. 실제 사람이 걸을 수 있는 폭은 2m 정도에 불과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다른 사람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 ‘지그재그’ 보행을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광진구가 대대적인 불법 노점상 철거에 돌입하면서 이에 반발하는 노점들과 구청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김경호 광진구청장은 이날 구청 대강당에서 브리핑을 열고 “30년 이상 불법으로 점유된 보도로 인해 주민들의 불편과 안전 위협이 이어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면서 “아직 철거되지 않은 29곳도 조속히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구청장은 “노점 상인들이 구민들의 공용 공간을 돈 받고 거래한다면, 정상적으로 건물에 월세를 내고 세금을 부담할 이유가 없어진다”면서 “불법이 불법을 낳는 건대입구 앞 노점 행태를 이번 기회에 청산하고 구민들에게 반드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광진구는 지난 8일 새벽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앞 인도에 늘어선 컨테이너 노점 75곳 가운데 46곳을 철거했다. 김 구청장도 이날 직접 철거 현장에 나갔다. 광진구 내 불법 노점은 한때 300곳에 육박했으나, 김 구청장 취임 이후 지금까지 278곳 중 172곳이 정리된 상태다.

광진구가 이처럼 강경 조치에 나선 것은 노점상 사이에 권리금 거래 등 불법 전대·전매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광진구에 따르면, 토지에 대한 권리도 없는 이들이 불법 노점을 통째로 사고팔거나 쪼개 전대하는 방식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상인은 300만∼400만 원을 받고 자리를 넘겼고, 또 다른 상인은 대리인을 내세워 영업을 이어갔다. 도로를 조금씩 잠식해 노점 크기를 늘린 뒤 자리를 되파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광진구 관계자는 “노점이 형편이 어려운 분들의 생계 대책이 아니라, 권리금을 받고 사고파는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며 “전대·전매, 대리 운영이 만연하고 탈세까지 발생해 강제 철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역설했다. 노점들의 보도 점거에 따른 시민 불만도 컸다. 2023년부터 건대입구역 앞 노점상을 정리해달라는 민원만 113건이 접수됐다고 광진구는 밝혔다.

노점상들은 광진구의 행정대집행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손도끼를 들고나와 철거 현장의 구청 안전 펜스를 훼손했다. 현재도 건대입구역 2번 출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철거되지 않은 노점에서는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다. 한 노점상은 “2010년 구청과 합의해 박스를 설치하고 장사를 해왔다”며 “10년 넘게 합법이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불법이라며 철거하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으로 금지된 심야 시간에 행정대집행이 진행돼, 주간 집행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진구 관계자는 “2010년 컨테이너 박스를 허용했던 것은 거리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서울시의 임시 조치였을 뿐, 정식 도로 점용 허가가 아니었다”며 “지난해부터 원상회복 명령, 캠페인, 계고장, 과태료 부과 등을 거쳤는데도 불응해 불가피하게 행정대집행까지 하게 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불법 점용이 반복되거나 안전 확보가 필요할 경우 예고 없이 심야 시간에도 집행할 수 있다”며 “주민과 차량의 통행량이 가장 적은 새벽 시간대에 철거하는 편이 시민 안전을 확보하고 교통 체증을 최소화하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건대입구역 타로 거리는 1990년대 말부터 일대에 사주나 타로를 보는 노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조성됐다. 방송 등에 등장해 점을 보려고 긴 줄이 늘어서자 주변으로 길거리 음식을 파는 노점과 점집들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조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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