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경기 티켓 170만원에 사서 영국까지 갔는데···한국 팬, ‘암표’에 울었다
서포터 연맹 “오랜 팬들이 정가 티켓 못 구해”

암표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티켓을 사서 영국으로 날아간 한국 팬이 큰 낭패를 당했다.
영국 BBC는 토트넘의 첫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에서 5500마일(8851㎞)을 날아간 축구 팬의 이야기를 24일 소개했다. 자신을 제임스라고 소개한 이 한국 팬은 지난 주말 토트넘-브라이턴의 경기를 보기 위해 영국로 향했으나 브라이턴 아멕스 스타디움 입구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BBC는 “그는 인터넷 재판매 사이트를 통해 900파운드(약 170만원)를 주고 티켓을 구입했지만, 현장에서 ‘무효 처리된 티켓’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인생 첫 프리미어리그 관람을 꿈꾼 그에게는 악몽 같은 하루로 남았다”고 전했다.
브라이턴 구단은 BBC와 함께 불법 티켓 거래의 실태를 공개했다. 한국 팬 제임스가 피해를 본 이날 경기에서만 불법 티켓 285장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스카페이스’ 영화 속 주인공 이름을 도용한 계정까지 적발되는 등 조직적인 불법 매매 사실이 확인됐다.
제임스 씨는 “암표로 구입한 티켓은 입장이 불가할 수도 있다는 규정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멀리 한국에서 온 여정이 허망하게 끝났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프리미어리그 경기 티켓을 구단 공식 경로가 아닌 재판매 사이트, 특히 무단·비인가 거래처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불법이다. 해당 티켓은 무효 처리돼 입장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특히 해외 팬들은 잘 알지 못하고, 해외 기반 사이트를 통한 거래가 성행하면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축구 서포터 연맹(FSA)은 “오랜 팬들이 정가로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BBC는 “브라이턴은 전담 직원을 배치해 디지털 기술과 자체 분석 모델로 의심 거래를 추적하고 있다”며 “프리미어리그도 암표 근절을 위해 암호화된 바코드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에서는 1994년부터 축구 경기 티켓의 무단 재판매가 형사사법질서법 제166조를 통해 형사범죄로 다뤄지고 있다. 정부는 2025년 1월 ‘라이브 이벤트 티켓 재판매’ 개선 방안을 공개해 단속·소비자 보호 강화에 나섰다.
클럽·리그 차원의 기술적 대응도 가속됐다. EPL은 복제·양도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암호화 바코드’ 기반의 전자티켓 전환을 추진했고, 일부 구단은 거래 횟수 제한·신원확인(IDV) 도입 등을 병행하고 있다. 리버풀은 2023~2024 시즌 동안 위법·불법 양도 연루 계정을 대량 비활성화하고, 평생 출입 금지 75건·무기한 정지 136건을 집행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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