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AI 대전환만이 새로운 도약 이끌 해법”
‘리부트 코리아, 투게더 앤 투모로우’ 주제
李대통령 “기술혁신·산업생태계 육성지원”
여야 원내대표 “기업 위한 제도구축” 약속
500여명 참석…미래생존 위한 AI전략 공유

“제조 AI 대전환만이 우리 기업과 산업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도약을 이끌 수 있는 근본 해법입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치’가 전 세계 산업의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피아(彼我)도 가리지 않는 미국의 무차별적 통상·외교 압박과 기술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국의 강력한 굴기 사이에서 우리나라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불확실성이 뉴 노멀이 돼 버린 지금 산업 전반에 걸쳐 이뤄지는 ‘인공지능(AI) 대전환’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몸부림이자 미래 생존을 위한 거의 유일한 활로로 평가된다. 절체절명의 기업들은 AI를 지렛대로 삼아 재도약(reboot)을 모색하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관련기사 2·3·4면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5’는 ‘리부트 코리아, 투게더 앤 투모로우’를 주제로, AI·반도체·모빌리티·로봇·배터리·방위산업·에너지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성장을 이끌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500여명의 청중들이 모인 가운데 각 전문가들은 AI가 바꿔놓은 지금의 산업 지형을 진단하고 미래 생존을 위해 기업 간, 이종산업 간 그리고 국가 간의 다양한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다음달 3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 및 국내외 기업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전략을 모색해 그 의미를 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이민주 대통령실 국정홍보비서관이 대독한 축하메시지에서 “정부는 기업과 ‘원팀’이 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겠다”며 “기술 혁신과 산업 생태계 육성을 지원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제도 마련을 약속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는 정부와 협력해 기업의 창의적 혁신이 꽃필 수 있도록 정책적, 제도적 기반을 더욱 촘촘히 다져나가겠다”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국가적 역량이 혁신과 도전에 집중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 수십 년간 쌓아온 데이터와 노하우, 거기에 인공지능과 혁신을 더한다면 우리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새로운 도약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정부가 함께 뛰겠다. 길을 막는 규제는 과감히 걷어내고 AI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조연설은 노무현 정부 초대 대통령 정보과학기술 수석보좌관을 역임한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와 KT 대표이사 시절 AI 대전환을 이끌었던 구현모 KAIST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교수가 맡았다.
김 명예교수는 “동북아에서 한·중·일의 연횡은 역사적 앙금으로 인해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미국과 러시아가 실질적인 동아시아 국가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경제·안보 측면에서 상호보완적인 한·미·러의 합종이 동북아의 새로운 균형 질서를 가져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 교수는 KT 대표이사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리더가 AI를 이해해야 조직의 AI 학습 및 적용 속도가 빨라진다”고 강조하며 “거창한 계획을 세우기보다 일단 빠르고 쉽게 AI를 적용할 수 있는 것부터 한 뒤 뒤따라가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조언했다.
첫 번째 세션의 포문은 양희원 현대차·기아 R&D본부 사장이 열었다. 양 사장은 차량의 개념이 ‘소유’에서 ‘이용’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가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해 준비 중인 연구개발 전략을 소개했다.
이어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배터리 기술 리더십을 지키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AI로 배터리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기술 노하우를 축적하는 ‘시간의 압축과 축적’ 전략이 청중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진식 LG AI연구원 랩장은 자체 개발한 AI 모델 ‘엑사원(EXAONE)’이 제조업·의료·서비스업 등 산업 현장 전반에서 전문가 수준의 성능을 발휘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향후 AI 혁신을 앞당기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보나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가 AI 가전으로 삶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AI 홈’을 선보이며 AI 홈이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실이 됐음을 강조했다.
AI 시대 국가 간 치열한 패권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반도체 산업을 두고도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졌다. 권석준 성균관대 부교수는 “한국은 AI 반도체에 특화된 클러스터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류수정 서울대 객원교수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보유한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자동차 전문 유튜버로 유명한 김한용 ㈜김한용의모카 대표이사와 세계 협동로봇 1위 기업인 덴마크 유니버설 로봇의 장-피에르 하스우트 대표는 AI를 기반으로 최근 급부상한 모빌리티와 로봇 산업의 미래 모습을 각각 조망했다.
미국의 통상압박 속 우리나라 전략산업으로 떠오른 조선과 방산업계를 대표해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와 김원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첨단엔진사업단장이 나와 국내 산업 경쟁력과 발전방안을 제시했다.
올해 기업포럼에선 인간과 AI의 공존 가능성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이 엿보이는 특별세션도 마련됐다. 유튜브 채널 ‘최성운의 사고실험’을 운영하는 최성운 PD의 진행으로 다음소프트 부사장을 지낸 미래학자 송길영 작가와 사회탐구 영역 ‘일타강사’ 이지영 울산과학기술원 인공지능대학원 특임교수가 ‘AI 시대,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나눴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안정적 전력망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한명훈 두산에너빌리티 풍력담당 상무와 박승기 LS전선 에너지국내영업부문 상무가 무대에 올라 국내 에너지 기업들의 최신 기술과 설루션을 소개했다.
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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