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박문성 “광주FC, FC 바르셀로나 배워야…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언제까지”

정길훈 2025. 9. 2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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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
■ 출연 : 박문성 프로축구 해설위원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정상문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zf56TZXfQl0

◇ 정길훈 (이하 정길훈): 광주광역시가 해마다 프로축구단 광주 FC에 예산 100억 원가량을 지원하는데요. 광주 FC에 대한 광주광역시의 재정 지원이 2028년까지 3년 연장됩니다. 광주광역시가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는데요. 프로축구 시민구단이나 도민구단의 재정 상태가 어렵다 보니 자치단체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다른 대안은 없는지 또 구단의 자구책은 어떤 게 필요한지 전문가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박문성 프로축구 해설위원 연결돼 있습니다. 위원님 안녕하십니까?

◆ 박문성 프로축구 해설위원 (이하 박문성): 안녕하세요.


◇ 정길훈: 광주광역시가 최근 광주 FC에 대한 지원 3년 연장하기로 그렇게 결정했는데요. 올해 말로 끝나는 유효 기간을 3년 늘린다는 건데 이번 결정 어떻게 보셨습니까?

◆ 박문성: 구단이 어려우니까 이제 지원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제 큰 틀로 놓고 보자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자구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보니까 시민분들이 내는 소중한 세금으로 그 빈 곳을 메우려고 거라는 점에서 좀 안타까운 점이 있습니다.

◇ 정길훈: 지금 자치단체마다 내년도 예산안 짜고 있는데요. 광주광역시 경우 2026년도 본예산에 광주 FC 지원금을 110억 원 정도로 올해보다 10% 정도 늘려서 아마 편성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110억 원 정도면 국내 프로축구단을 운영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 액수입니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박문성: 구단에 따라서 좀 차이는 있는데요. 적게 쓰면 100억을 조금 안 쓰는 구단들도 있고 많이 쓰면 시민 구단들의 경우 한 200억까지도 씁니다. 그래서 지금 광주가 100억 정도를 지원한다는 것은 사실 적게 지원하는 건 아니에요. 1년 예산으로는요. 그래서 지금 광주에 들어가는 돈은 분명히 적지 않은 돈인 건 맞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정길훈: 일각에서는 조금 전 위원님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말씀하셨는데요. 광주광역시가 지금 도시철도 2호선 공사라든지 지난 월요일에 호남고속도로 확장공사도 기공했는데요. 여러 가지 SOC 사회간접자본 시설 예산 많이 필요해서 재정 위기 얘기가 나오는데 3년 동안이나 이렇게 300억 원 이상 광주 FC에 지원해야 하느냐는 그런 비판도 나오는 모양이에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문성: 그러니까 축구팀 광주 FC가 시민구단이기 때문에 공공재의 성격을 갖고 있는 건 맞죠. 그러니까 광주에서 사는 우리 시민분들의 어떤 여가나 축구 이런 부분에 대해서 즐길 수 있도록 또 광주 FC라는 축구팀이 광주광역시의 어떤 도시 정체성을 담보하는 그릇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놓고 보면 공공재의 성격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거에 기반해서 우리 광주 시민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또 광주 시민분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 세금을 투여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처럼 너무 과도하게 세금이 투여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점이 있다고 봐야겠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금 예를 들어서 아까 한 100억, 110억 정도가 또 책정됐다고 했는데요. 그러면 사실상 광주에 1년 그 구단 운영 재정의 거의 다가 세금으로 투여된다는 건데 이게 아무리 공공재 성격이 있다고 하더라도 또 하나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자립하지 못하면 안 되잖아요. 이게 그냥 예를 들어서 시청팀이라고 한다면 전적으로 의존할 수 있겠지만 이건 엄밀히 프로축구 K리그에 소속돼 있는 팀입니다. 프로라고 하는 것은 스스로 돈을 벌어서 스스로 자립하게 되죠. 그게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전 세계 축구팀들의 기본인데 스스로 어떻게 자립할 것인지 어떻게 스스로 자금을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이런 거에 대한 자구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같은 방식으로 계속해서 이 막대한 세금이 반복적으로 투입되는 것, 이거에 대해서 구단 스스로가 얼마나 문제의식이 있는지 이거에 대해서는 좀 아쉽습니다.

◇ 정길훈: 국내 프로축구 구단 가운데 광주 FC 외에도 대구 FC라든지 강원 FC라든지 시민구단이나 도민구단이 제법 있지 않습니까?

◆ 박문성: 맞습니다.

◇ 정길훈: 그런 구단들에 비해서 광주광역시가 지금 지원하는 100억 원 정도면, 타 지자체에서 그런 시민구단이나 도민구단에 지원하는 액수와 견줘서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 박문성: 일단 전체적으로 적지 않습니다. 더 적게 대는 데도 있고요. 조금 더 많이 지원하는 데도 있는데 저는 이런 얘기를 좀 드리고 싶어요. 사실 정도의 차이만 있지 큰 틀에서는 K리그 모든 시민 구단의 상황이 좀 비슷합니다. 무슨 얘기냐면 구단 운영의 상당 부분을 지금 지자체의 세금에 의존하고 있는 게 현실인데요. 사실 K리그에는 우리가 엄밀히 말하면 유럽식의 시민 구단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꾸 이제 시민구단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 유럽에는 이런 식의 시민 구단이 없어요. 유럽의 시민구단이라고 한다면 대표적인 게 예를 들면 FC 바르셀로나 같은 팀인데 유럽의 시민 구단은 이렇게 운영됩니다. 그러니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주주로 참여하고요. 지역에 있는 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여기에 합류합니다. 그러니까 어쨌든 구단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따른 주주 그리고 지역에 있는 기업들의 컨소시엄 그러니까 자체적으로 돈을 어떻게 벌 것인지, 자체적으로 어떻게 재정을 마련할 것인지 그야말로 지자체의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서 운영되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시민분들의 자발적인 참여나 지역에 있는 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가 세금으로 전적으로 사실상 움직이는 그런 구단들이죠. 그래서 저는 우리나라 K리그에 있는 시민 구단들은 엄밀히 얘기하면 시민 구단이 아니라 저는 '지자체 구단'이라고 부르는 게 맞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런 지자체 구단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면 사실 이런 문제점은 광주뿐만 아니라 K리그에 있는 모든 시민구단이 반복할 수밖에 없다는 그런 점에서 좀 안타깝기도 하죠.

◇ 정길훈: 위원님이 가장 본질적인 부분을 지금 짚어주셨는데요. 대개 이제 프로축구단 구단을 운영하다 보면 아마 수입이라는 게 관중 입장 수입 그다음에 기업들의 광고, 혹은 부대 수입 그리고 이제 지자체 재정 지원 이렇게 돼 있을 텐데요. 지자체 재정 지원을 줄이려면 결국은 관중의 입장 수입이라든지 광고라든지 그런 부분을 좀 늘려야 할 텐데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광주 FC 시민구단이 갖는 태생적 한계, 어떤 게 있다고 보십니까?

◆ 박문성: 저는 광주를 포함해서 우리나라 시민, 도민 구단들의 경우 구단 인적 구성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를 좀 들여다보고 싶어요.

◇ 정길훈: 구단 사무국 말씀하시는 겁니까?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박문성: 그렇죠. 구단을 전체적으로 끌어가는 분들이죠. 이것도 하나의 독립 법인, 독립 기업 형태로 자생력을 갖추려고 한다면 되게 어렵잖아요. 우리가 조그마한 회사를 운영하더라도 기업을 운영하더라도 이게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 프로축구단을 운영할 수 있는 그런 노하우를 얼마나 갖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인 생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우리가 시·도민 구단들 같은 경우 어떤 형태로 인적 구성이 많이 되느냐면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 도지사가 누가 되느냐, 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좀 편한 말로 얘기하는, 자기 사람들이 좀 내려가는 형태로 가죠. 그러다 보니까 프로 축구에 대한 인식이나 혹은 이게 독립 법인, 독립 기업으로서 어떤 자생력을 확보하는 것 이런 게 부족하고 그렇게 해서 내려가다 보니까 운영이 제대로 될 수가 없고요. 즉 전문성이 없다는 거죠. 두 번째는 선거 때마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면 인적 구성이 바뀌는 문제가 반복된다면 지속성이 없어요.
경영이라고 하는 게 하루 이틀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데 좀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몇십 년 동안의 어떤 계획을 짜서 가야 하는 것인데 선거 결과에 따라서 사람이 바뀌다 보면 이런 지속성의 문제도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러면 이렇게 돈을 버는 문제, 선순환 구조의 문제들이 계속 걸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정길훈: 그러니까 말씀을 들어보면 축구 팬의 입장 수입이라든지 광고라든지 구단 재정을, 운영 수입을 늘릴 수 있는 마케팅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전문가들의 영입이 필요하다는 그런 점을 지적해 주신 거네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박문성: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지금 우리나라 시·도민 구단들은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자꾸 물고기만 잡아서 던져주고 있다. 저는 그걸 세금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렇게 스포츠와 문화 예술 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2차 세계대전 끝난 다음에 영국에서 만들었던 이걸 아실 겁니다. 팔길이 원칙이라는 게 있어요.

◇ 정길훈: 저는 못 들어 봤는데 뭡니까? 그게요.

◆ 박문성: 팔길이 원칙이라고 하는 게 문화예술 쪽에서 연구해서 만들어진 거고 우리도 이 개념을 계속 갖고 있는데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영국에서도 한때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정치권에서 예술과 문화, 스포츠 영역을 정치의 도구로 썼던 시절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제가 앞서 말씀드렸던 내가 당선되면 내 사람을 그쪽으로 내려보내는, 이러다 보니까 전문성과 지속성이 자꾸 없어지고 문화 예술과 스포츠 산업이 무너지더라는 거죠. 그래서 그 이후 영국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팔길이 원칙을 만들었고요. 우리도 근래 이 원칙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여전히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전문가들로 그 집단이 구성되지 못하다 보니까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는 그런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길훈: 알겠습니다. 위원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박문성: 고맙습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박문성 해설위원이었습니다.

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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