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꽂히는 연 4~17%… 월배당 ETF 가이드

하은정 기자 2025. 9. 24. 10:54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달 따박따박 계좌에 돈이 들어오는 월배당 ETF(상장지수펀드)가 노후 대비를 위한 필수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월세처럼 매달 일하지 않고 현금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국민연금과 더불어 은퇴자들에게는 이만한 상품이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고려해야할 점도 많다.

월세 대신 월배당, 어떻게 가능한가 

[우먼센스]ETF는 여러 주식이나 자산을 하나로 묶은 펀드를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주식처럼 증시에서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게 만든 증권상품이다. 투자 방법도 주식이랑 같다. 증권 계좌를 만들고 ETF 종목명으로 찾은 다음 가격과 수량을 입력하면 주문이 체결되고 매수가 된다. 주식을 사면 배당금이 나오듯이 ETF도 배당금을 준다. ETF에서 나오는 배당금을 '분배금'이라고 하는데 이 분배금을 매달 1회 지급하는 월배당 ETF가 인기몰이 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월배당 ETF를 사면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이 매달 나오는 것처럼 매달 분배금을 받는다. 보통 매달 말일 2거래일 전까지 월배당 ETF를 매수하면 다음 달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영업일에 일정한 분배금을 계좌에 넣어준다. 요새는 매달 15일을 기준으로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ETF도 많아지고 있다. 월배당 ETF는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인기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자들이 많이 찾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에서도 인기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미래가 불안한 사람들이 월배당 ETF를 꾸준히 모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월배당 ETF 인기가 유독 뜨겁다. 우리나라에서 월배당 ETF는 2022년 6월 처음 등장했는데 올해 초 순자산총액이 20조원을 넘겼고 올해 8월에는 30조원도 넘어섰다.

월배당 ETF를 사면 주식 건물주가 되는 것과 같다. 매달 따박따박 월세를 받는 건물주처럼 안정적인 현금수입을 만들 수 있다. 월배당 ETF는 어떤 면에서 건물주보다 나을 수 있다. 부동산은 공실 위험에 대출이자를 내지 못하면 압류가 진행된다. 세입자 관리도 힘들다. 하지만 월배당 ETF는 그런 리스크가 없다.

은퇴자들의 경우 월배당 ETF를 통해 노후 생활을 보장받을 수 있다. 실제로 매달 들어오는 국민연금과 개인연금만으로는 생활비가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퇴직금이나 노후자산을 월배당 ETF에 투자하면 매달 나오는 현금으로 생활비에 보탤 수 있다.

노후자산과 생활비 고려해야

월배당 ETF 투자는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많다. 월배당 ETF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단 월배당 ETF의 기본적인 원칙을 알아야 한다. 높은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ETF는 그만큼 원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낮은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ETF는 분배금이 꾸준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연 10% 이상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ETF는 전자고 연 4~5%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ETF는 후자다. 연 7~8%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ETF는 원금과 분배금이 물가인상률만큼 소폭 늘어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해 각자 가지고 있는 노후자산과 매달 필요한 생활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각자 상황에 맞춰 월배당 ETF 투자를 설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노후자산으로 6억원의 현금이 있고 매달 2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면 연 2400만원이 분배금이 필요하다. 그러면 최소 세후 4%의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ETF를 골라야 한다. 이럴 경우 연 4~5%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 ETF를 고르면 된다. PLUS고배당주, TIGER 코리아배당다우존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 ETF들은 매년 분배금이 10%가량 늘어나기에 물가상승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노후 자산이 넉넉한 사람들은 많지 않다. 예를 들어서 평생 일해 모은 노후자산이 3억원인데 매달 생활비로 200만원이 필요하면 연 2400만원의 배당금이 필요하고 배당률이 무려 세후 8%가 나와야 한다.

일반 주식도 연 8% 이상 배당금을 주는 종목은 많지 않다. 사실상 정상적인 기업 중에는 거의 없다. 간혹 주가가 저평가되면서 이런 종목들이 나타날 수 있지만 결국 주가가 오르면서 배당금이 다른 기업들과 비슷한 4~5% 수준으로 낮아진다.

하지만 ETF는 꾸준하게 연 8% 이상 분배금을 지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바로 커버드콜이라는 기법 때문이다. 커버드콜은 상품 구조가 복잡한데 쉽게 설명하자면 콜옵션을 판매해 향후 주가 상승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배당을 많이 받는 ETF다. 보통 국내에서는 커버드콜 ETF가 연 8~17%까지 분배율 설정이 가능하다.

커버드콜 ETF 분배율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다. 커버드콜 ETF는 분배금 이상 주가가 올라야 원금이 보전된다. 분배율이 높을수록 장기적으로 원금을 까먹을 확률이 높다. 일반적으로 8%대 분배율이 원금 보전을 확정하기 위한 마지노선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노후 자산이 많지 않다면 생활비 마련을 위해 15~17% 분배금을 지급하는 커버드콜 ETF를 사야 한다. 적어도 원금을 그대로 까먹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TF 선택만 잘하면 15~17% 수준의 분배금을 받으면서 원금을 보전하거나 심지어 늘릴 수도 있다.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의 경우 연 17%의 분배금을 지급하는데 올해 초 샀다면 원금도 20%가량 늘었다. 물론 이는 올해 국내 증시 급등에 따른 것이기에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

노후 자산이 많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높은 분배율을 보여주는 월배당 ETF를 매수해야 한다면 미국과 나스닥이라는 글자가 들어간 월배당 ETF를 추천한다.

결국 커버드콜은 미래의 성장률을 현재로 당겨다 쓰는 것이기에 꾸준히 증시가 올라야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아진다. 15%대 배당률을 보여주는 상품은 원래 나오는 배당금 2%를 제외하고 연 10~13%는 성장해야 원금손실 가능성이 해소되는 셈이다.

그래서 국내보다는 미국 증시 기반 커버드콜 ETF가 낫다. 미국은 젊었을 때부터 주식을 꾸준히 적립식으로 사들여 은퇴 이후를 대비하기에 미국은 증시가 급락하면 국가적 혼란이 발생하고 미국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증시를 꾸준히 띄우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세금 문제도 중요 변수

세금도 중요한 변수다. 일단 근로나 사업을 통해 버는 별도의 소득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월배당 ETF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개인의 경우 배당과 이자소득을 합해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15.4%가 분리과세로 원천징수된다. 하지만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로 분류된다.

연간 근로 및 사업소득이 5000만 이하라면 2000만원 초과 금융소득분에 대해 15%의 소득세가 추가로 부과되기에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근로 및 사업소득이 5000만~8800만원이라면 금융소득 초과분에 24%가 부과되고 8800만~1억5000만원은 35%에 달한다. 그 이상이면 더 올라가 최대 49.5%까지 높아진다. 여기에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건보료도 추가로 부과된다. 월배당 ETF의 분배금 절반 이상을 뜯기는 셈이다.

반면 은퇴자라면 연간 배당금 7800만원까지는 근로 및 사업소득세율과 큰 차이가 없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노후 자산이 많거나 별도의 소득이 있는 경우 절세를 위해 월배당 ETF 분배금에 부과되는 세금을 최대한 회피해야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국내 커버드콜 ETF가 절세 대안이다. 미국 커버드콜 ETF는 분배금이 전부 과세 대상이다. 하지만 국내 커버드콜 ETF는 주식으로부터 나오는 배당금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비과세다. 예를 들어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의 목표 분배율은 연 17%인데 이 가운데 연 15%는 커버드콜 옵션 분배금으로 비과세고 연 2%만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금으로 과세 대상이다.

만약 55세 이상이라면 연금저축계좌나 개인형퇴직연금(IRP)를 통해 절세 전략을 짤 수도 있다. 연금저축계좌나 IRP를 통해 월배당 ETF에 투자하고 분배금을 55세 이후 연금인출 형태로 받는다면 3.3~5.5%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달러 월세' 받고 싶다면 미국 월배당 ETF

미국 증시에도 수많은 월배당 ETF가 상장되어 있다. 미국은 심지어 매주 분배금을 지급하는 ETF도 있고 원금보다 많은 연간 분배금을 지급하는 ETF도 있다. 미국 월배당 ETF에 직접 투자하면 달러로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월배당 ETF도 커버드콜 ETF가 대세다. 연간 기준 최소 10% 이상 분배금을 지급하는 ETF들이 많다. 미국 증시가 연평균 8~12%씩 꾸준히 상승하면서 이 같은 분배율에도 원금손실이 없는 경우도 많다.

유의해야 할 점은 미국 커버드콜 ETF는 우리나라 커버드콜 ETF와 달리 분배금 전액에 15%가 과세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분배율이 연 10%면 실질적으로는 세후 8.5%인 셈이다.

미국 월배당 ETF를 추천하자면 나스닥 기반 커버드콜 ETF를 사야 한다. 나스닥이 성장률이 높기에 분배율도 높고 원금손실 가능성도 낮은 편이다.

여러 나스닥 기반 커버드콜 월배당 ETF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QDVO, GPIQ, QQQI 순으로 추천한다. 분배율에 따라서 각자 선택을 하자. 세전 기준 QDVO는 연 8.7%, GPIQ는 9.8%, QQQI는 13.6% 수준의 분배금을 지급한다. QDVO는 분배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원금을 포함한 전체 수익률 기준으로 가장 우수하다.

미국 증시에는 연간 수십% 이상 분배금을 지급하는 ETF가 많다. 테슬라 같은 단일종목에 대한 커버드콜 ETF도 많다. 하지만 이런 ETF는 투자하면 손해 볼 가능성이 높으니 유의할 필요가 있다.

CREDIT INFO

글 육종심(경제 칼럼니스트) 

 

하은정 기자 haha@ilyo.co.kr

Copyright © 우먼센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