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보람에서 개명한 방지온, 나고야 아침을 달리다

나고야/이재범 2025. 9. 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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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나고야/이재범 기자] “경기도 못 뛰고 훈련량이 적으니까 그런 거라도 하면서 몸이 굳거나 컨디션이 안 떨어지게 연습하려고 했다.”

용인 삼성생명 선수 명단에서 못 보던 이름인 방지온(182cm, C)을 발견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방보람이 방지온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알려줬다.

방지온은 2021~2022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아산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뒤 2023년 5월 이명관과 트레이드로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당시 삼성생명을 이끌던 임근배 전 감독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을 보고 데려온 거다”고 방지온을 영입한 배경을 설명했다.

방지온은 삼성생명에서 2시즌 동안 총 7경기 출전했다. 아직까지는 그 가능성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16일부터 23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지난 21일 아침 나고야성 근처를 배회할 때 러닝을 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그 가운데 검은 티셔츠를 입은 두 명이 삼성생명 선수로 보였다. 방지온과 트레이너였다.

일본 전지훈련에서 마지막 연습경기를 앞두고 방지온을 만났다.

다음은 방지온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일본 전지훈련
퓨처스리그가 끝난 뒤 여기 오기 전까지 허리 부상으로 훈련을 많이 못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복귀했다. 트레이너 선생님과 이야기를 한 게 (일본에서 5경기 중) 한 경기라도 뛰고 오자는 거였다. 한 경기가 두 경기가 되었고, 두 경기가 세 경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안 아픈 게 감사하며 일본 훈련을 마무리하다. 두 경기나 뛰어서 감사하다.

두 경기를 뛰었을 때 어땠나?
감독님께서 강조하시는 게 수비와 빠른 트랜지션, 선수들끼리 소통이다. 저는 주로 밖에서 지켜보는데 경기를 뛰는 것보다 밖에서 보면 더 잘 보인다. 내가 들어가면 저렇게 해야겠다, 이렇게 해야겠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자기 전에도 상상을 많이 한다. 첫 대학(나고야 가쿠인대학)과 경기에서는 몸 싸움과 궂은일, 그리고 토킹을 하며 선수들과 소통을 하는 게 내가 할 일이었다. 제가 5번(센터)이라서 밑에서 다 도와주는 수비를 해야 하니까 제가 한 발 더 움직이고, 한 마디라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경기에 들어가서 토킹부터 하려고 했다.

두 번째 출전한 경기는?
일요일(21일) 열린 미쓰비시와 경기다. 그 때는 3쿼터 때 외국선수를 막으려고 잠깐 들어갔다. 제가 경기를 많이 안 뛰니까 감독님께서 그 상황마다 전술을 그려 주시는데 조금 어려웠다. 그림을 그려 주셔도 상황이 달라지면 그에 맞게 대처를 해야 하는데 제가 대처를 못하고 어영부영했다. 3쿼터가 끝나자마자 코치님께 제가 이렇게 했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았을까요 물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서 배운다.

대학과 연습경기에서는 어리거나 출전 시간이 짧았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걸로 안다. 그렇지만, 미쓰비시와 연습경기에 나선 건 의미가 있다.
제가 밥 먹으러 가면서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한 거다. 이렇게 기회를 많이 주는 팀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의 경쟁력이 높은 건 맞다. 전체적인 선수들의 실력이 평균적으로 높다고 본다. 그래서 그런 경쟁력이 좋지만,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기회를 주시는 게 많다고 여긴다. 그 가회를 잡아야 한다. 저는 경기를 많이 못 뛴 선수니까 1분 1초가 너무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이렇게 기회를 주는 게) 쉽지 않은 거다.

삼성생명에서 두 시즌을 보냈다.
(잠시 뜸을 들인 뒤)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도 되나? 현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은행에 있을 때는 언니들이 너무 잘 하니까 저는 가비지 타임에 뛰었다. 매번 가비지가 나니까 매일 출전했다. 삼성생명에 오니까 너무 쟁쟁한 선수들이 많다. 저와 비슷한 나이의 선수들이 많은데 평균적인 실력이 높다. 그래서 기회를 못 받고, 제가 좀 더 노력하고, 연습해야 한다는 현실을 알게 되었다.

삼성생명이 길게 내다보고 방지온 선수를 영입했었다. 어떻게 해야 출전시간이 늘어날까?
김명훈 코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게 있다. 저는 다른 선수들이 시즌을 치를 때도 항상 동계훈련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준비를 해야 하다고 하셨다. 언제 뛸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하루하루보다 길게 보자, 꾸준하게 연습하면 늘게 된다. 이번에 타쿠(가와무라 미유키 별칭) 언니는 배혜윤 언니와 같은 5번이지만 다른 느낌이다. 이 두 선수의 장점이란 장점을 모두 배워야 한다. 혜윤 언니는 리딩이나 골밑에서 마무리 능력, 피벗을 너무 잘한다. 타쿠 언니는 힘은 부족할지 몰라도 밑에서 하는 움직임, 외곽슛이 좋다. 언니들을 보면서 배워야 한다. 저 혼자 할 수 있는 건 없다. 친구들, 후배들과 같이 하면 (실력이) 늘지 않을까 싶다.

일요일 아침에 보니 트레이너와 러닝을 하고 있었다.
박신자컵을 가서도 부산에서 뛰었다. 우리 트레이너 선생님이 운동을 엄청 잘 좋아하시고, 자기 관리를 꾸준하게 하신다. 그 노력을 배워야 한다. 부산에서 선생님과 뛰면서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일본 와서 초반에는 러닝을 못 했다. 김아름 언니는 일본에서도 뛰었다. 아름 언니와 같이 뛰고 싶었는데 경기도 못 뛰고 훈련량이 적으니까 그런 거라도 하면서 몸이 굳거나 컨디션이 안 떨어지게 연습하려고 했다.

이름을 바꾼 이유를 물어봐도 되나?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 이름 때문인가 싶어 바꿨다. 이름을 바꾸면서 의미를 부여했다. 주민등록상으로는 올해 4월이고, 이 이름을 받은 건 지난 1월 겨울이었다.

어떤 의미인가?
보람은 한글로 순 우리말이다. 별다른 뜻은 없었다. 보람차게 살라는 의미였다. 지온은 지혜로울 지에 온화할 온이다. 지혜롭게. 따뜻하게, 남을 보살피고, 저 자신도 잘 챙기는 이름이다.

흔하지 않은 이름이다.
원래 이름을 받았을 때 지안, 지온이었다. 지안은 흔한 이름이었다. 지온이 끌렸다. 할머니, 부모님께 물어봤을 때 지온이 낫다고 해서 지었다.

하상윤 감독 주문 내용
못 되게 되어라. 우리은행에 있을 때 박신자컵에서 터프하게 플레이를 하고, 몸싸움을 열심히 하는 걸 봤는데 여기서는 몸을 사리고, 착하게 하냐고 하셨다. 그래서 성격을 바꾸라고 하신다.

코트에서 경기 임하는 자세는 센터 두 명이 아닌 김아름 선수에게 배워야 한다.
맞다(웃음). 임하는 자세는 아름 언니가 잘 맞는다.

이번 시즌 목표
계속 부상이 있어서 부상이 없는 게 제 1순위다. 경기를 못 뛰더라도 저만의 길을 갔으면 좋겠다. 매일매일, 경기를 못 뛰더라도 그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하게 운동하고, 준비하는 선수가 되겠다. 앞날은 모르지만, 좋은 날이 오지 않겠나?

#사진_ 이재범 기자, 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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