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자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슈퍼리치'들 1000억 모아 주가조작

이승엽 2025. 9.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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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병원 원장, 대형학원 원장 등 주식시장에서 '슈퍼리치'로 통하는 인물들과 금융회사 전현직 임원들이 공모한 1,000억 원대 주가조작 사건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당국에 따르면, 종합병원·한의원·대형학원 운영자 등 재력가들과 금융회사 지점장, 자산운용사 임원, 유명 사모펀드 전직 임원 등 7명은 2024년 초부터 법인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 등 1,000억 원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DI동일 주가를 조종해 400억 원대 시세차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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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대응단, 23일 주가조작 1호 사건 발표
병원장·대형학원 원장 등 법인자금까지 동원
DI동일 유통주식 1/3 장악 후 수만 회 통정매매
주가 띄워 400억대 시세차익...230억은 실현
당국, 부당이득 최대 2배 과징금 부과 방침
이승우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장이 2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주가조작 1호 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합병원 원장, 대형학원 원장 등 주식시장에서 '슈퍼리치'로 통하는 인물들과 금융회사 전현직 임원들이 공모한 1,000억 원대 주가조작 사건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으로 유통되는 회사 주식의 3분의 1을 장악, 수십 개 계좌를 이용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우는 방식으로 400억 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주가조작 1호' 사건으로 슈퍼리치와 금융 전문가 등 엘리트 집단으로 구성된 대형 작전세력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당국은 이재명 대통령의 자본시장법상 불공행행위 엄벌 지시에 따라 올해 7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합동으로 대응단을 설치, 시장을 교란하는 주가조작에 대한 대대적 조사에 나섰다.

당국에 따르면, 종합병원·한의원·대형학원 운영자 등 재력가들과 금융회사 지점장, 자산운용사 임원, 유명 사모펀드 전직 임원 등 7명은 2024년 초부터 법인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 등 1,000억 원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DI동일 주가를 조종해 400억 원대 시세차익을 거뒀다.

친인척과 학교 선후배 사이로 얽힌 이들은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통제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DI동일을 '표적'으로 삼았다. 1,000억 원대 자금으로 시장 유통물량의 3분의 1을 장악한 뒤, 이후 수십 개 계좌를 이용해 △고가매수 △허수매수 △시가·종가 관여 등 수만 회에 이르는 가장·통정매매로 주가를 띄웠다.

거래가 성황을 이루자 일반 투자자들이 뛰어들었고 주가는 더 상승했다. 일당은 이렇게 1년 9개월 동안 거의 매일 주가조작을 실행했다. 실제 이 기간 동안 DI 동일 주가는 2024년 초 2만 원대 중반에서 올해 초 5만 원대까지 2배가량 올랐다. 이날 주가조작에 연루된 기업이 DI동일이란 소식이 알려지자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방법도 치밀했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해당 법인계좌를 주식거래에 사용하거나, 여러 계좌를 거쳐 자금을 이동시키는 등 돈세탁 정황도 발견됐다. 추적을 피하려 여러 계좌를 이용한 분산매매에 주문 IP(인터넷 주소)도 조작했다. 이렇게 이들이 실현한 시세차익만 230억 원에 이른다. 주식으로 보유 중인 차익까지 합하면 400억 원대다.

당국은 이날 전격적으로 7명의 자택·사무실 10여 곳에 대한 동시 압수수색에 착수하는 한편, 주가조작에 쓰이던 1,000억 원대 자금과 주식이 들어있는 계좌들을 동결했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지급정지 조치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대응단 단장인 이승우 금감원 부원장보는 "압수한 자료와 휴대폰에 대한 포렌식 등 분석 작업을 거쳐 추가 혐의자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 경영권 분쟁 중인 해당 기업(DI동일)과 연루돼 있다는 정황은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DI동일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사건과 전혀 무관하며 불법세력 주가조작의 피해자"라며 "당국의 조사·요청이 있을 경우 적극·성실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응단은 추후 이들에게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체 과징금 규모는 최대 800억 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당국은 금융투자상품 거래·임원선임 제한 등 행정제재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 단장은 "이번 사건은 엘리트 그룹이 조직적으로 자본시장을 교란한 사례"라며 "중대 불공정거래 행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해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는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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