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의료 AI의 캐즘을 넘기 위한 정책 제언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이번 정부의 '인공지능 3대 강국'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의료분야의 인공지능에서 시작하자고 제언하며, 특히 병원에 인공지능을 도입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은 의료인공지능 분야에서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쟁력을 갖췄다. 하지만 좋은 기술을 보유한 기업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병원이 인공지능을 도입하도록 재정적 지원을 제공한다면 기업은 매출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기술, 산업, 규제, 병원도입, 데이터 및 근거창출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파격적인 정책에는 여러 반론이 있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잠재적 반론에 대한 반론을 제시하려 한다.
첫 번째 반론은 재정적 부담에 대한 것이다. 의료인공지능 바우처를 병원에 제공하면 수천억 원의 재정이 소요될 수 있다. 하지만 바우처는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로 봐야 한다. 병원의 인공지능 도입은 진단의 정확성과 효율을 높이고 질병의 조기발견 등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의료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이 정책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나온다면 조단위 기업가치와 일자리 창출 등으로 재정투입 대비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를 통해 의료분야의 소버린 AI를 확보하고 기술패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면 경제적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두 번째 반론은 안전성 및 임상적 효과에 대한 우려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인허가를 받은 300여개 인공지능에 한해 바우처를 적용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식약처의 인허가를 받았다면 안전성 및 성능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을 통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인공지능을 현장에 도입해 사용하면 실세계 데이터를 얻을 수 있고 이 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을 더 개선할 수 있다. 이렇게 비용효과성을 입증해 보험적용까지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바우처를 통해 병원도입→데이터→근거축적→보험적용→더 많은 병원도입의 선순환 구조를 촉진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 반론은 시장왜곡 가능성이다. 바우처가 특정 기업이나 인공지능에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으려면 각 병원이 도입할 인공지능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병원은 내부적인 니즈와 함께 여러 인공지능의 정확성, 사용성, 비용효과성 등을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경쟁력 없는 인공지능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다. 즉, 정부는 문턱만 낮춰주고 시장의 메커니즘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네 번째 반론은 재정적 인센티브의 한계다. 즉, 단순 재정지원만으로는 의사의 수용성, 워크플로, 법적 책임소재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우처라는 재정 인센티브에 더해 부가적인 정책까지 패키지로 제공해야 한다. 바우처로 병원도입을 촉진하는 동시에 의료진 교육지원, 법적 책임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 우수사례 확산 등을 병행한다면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다섯 번째 반론은 민간기업의 자생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현재는 한국의 의료보험 구조상 민간의 자생력이 발휘되기 어려운 구조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병원은 도입의사가 있어도 도입할 수 없고 기업은 매출을 일으키지 못한다. 즉, 의료인공지능 시장은 교착상태에 있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우처제도다. 의료인공지능산업의 초기 성장단계에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은 민간의 자생력을 오히려 강화할 수 있다.
병원에 인공지능을 도입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은 한국 의료인공지능 분야의 기술적, 산업적, 의학적 혁신을 촉진하고 한국이 글로벌 의료인공지능 기술의 패권을 장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난 칼럼 이후 이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 현장에서 공감의 목소리가 컸다. 관계당국이 이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해주기를 바란다.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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