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저버린 고참 저만치 가는 가을

심진용 기자 2025. 9. 2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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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선빈. KIA 타이거즈 제공


KIA 베테랑 김선빈·나성범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 제외


수비도 방망이도 존재감 상실
‘최형우 짐’ 나눠 지지 못해


KIA 베테랑 타자 나성범(36)과 김선빈(36)은 지난 20~21일 이틀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5강 진출 가능성은 사실상 지워진 시점에서 이범호 KIA 감독은 승부처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베테랑들 대신 젊은 야수들을 택했다.

나성범과 김선빈이 복귀한 후반기 들어 KIA가 추락한 것은 기대했던 바와 정반대다. 백업 이하 자원들이 분전하며 전반기를 리그 4위로 마쳤는데, 막상 주전들이 가세한 이후 팀이 주저 앉았다. 리그 최저인 후반기 3할대 승률을 기록하며 5강 바깥으로 밀려났다.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 21일까지 나성범이 후반기 타율 0.311, 김선빈이 0.331을 쳤다. 그럼에도 팀의 추락을 막지 못했다. 패전이 이어지면서 둘의 존재감도 자연스럽게 옅어졌다. 고비마다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그라운드 안에서도, 바깥에서도 실망감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KIA가 마지막 5강 희망을 안고 출발한 9월 들어 나성범과 김선빈 둘 다 침체에 빠졌다. 나성범은 홈런 없이 타율 0.275에 2타점에 그쳤다. 김선빈도 9월 타율 0.262로 부진했다.

수비 집중력 저하도 눈에 띄었다. 김선빈은 지난 17일 한화전 평범한 내야 뜬공을 놓쳤다. 이범호 감독이 이례적으로 ‘문책성’ 교체를 할 만큼 이해하기 힘든 플레이였다. 김선빈은 이튿날 한화전 선발 출장했지만 8회 땅볼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해 다시 실책을 범했다. 2-1로 앞서던 KIA는 김선빈의 실책 이후 3실점 하며 순식간에 무너졌다. KIA는 16~18일 한화 3연전을 모두 패하며 마지막 동력을 잃었다.

시즌 마지막까지 꾸준한 선수는 결국 최형우뿐이다. 고액 연봉자들의 줄부상 속에서 리그 야수 최고참 최형우는 전반기 ‘함평 타이거즈’ 안에서 타선을 떠받치다시피 했다. 결과적으로 나성범도, 김선빈도 후반기 복귀 후 최형우의 짐을 나눠 지지 못했다.

KIA의 2025년 시즌은 사실상 끝났다. 경기 결과에 따라 빠르면 24일 5강 탈락이 확정된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은 무너졌다. 내년 반등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됐다.

나성범과 김선빈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내년 시즌 KIA 야수진 고민은 깊어진다. 한 살 씩 나이를 더 먹는 만큼 수비와 부상 우려는 더 커진다. 전성기와 비교해 이미 많이 좁아진 수비 범위가 더 좁아지고, 크고 작은 부상에 노출될 가능성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23일까지 김선빈은 최근 3년 동안 315경기 출장에 그쳤다. 나성범은 그보다도 훨씬 더 적은 234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다. 나성범의 올해 연봉이 8억원, 김선빈은 6억원이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내년 시즌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베테랑들의 책임감 회복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연봉과 경력을 생각하면 어떻게든 올해와는 달라야 할 선수들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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