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사장님들도 노조처럼 단체협상권 가진다

치킨·편의점·커피숍·빵집 등 프랜차이즈 가맹 본부가 점주 단체의 직접 협상 요청에 응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23일 밝혔다. 점주 단체의 협상 요청을 거절하는 가맹 본부는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 첫 공정거래위원장인 주병기 위원장이 내놓은 첫 공정 거래 대책이다. 주 위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치킨·도넛·돈가스 등 분야 가맹 점주 4명, 박호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사무총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주 위원장은 “가맹 점주는 가맹 본부에 비해 협상력이 약하고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알기 어려운 구조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가맹 본부와 점주 간의 협상력 격차를 줄여 가맹 점주가 본부와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전례 없는 가맹 분야 단체 협의
이미 현행 가맹사업법은 가맹 본부에 가맹금·영업 시간 등을 둘러싼 점주 단체의 협의 요청에 성실히 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점주들 주도로 구성한 단체들의 협상 요구에 “대표성이 없다”며 거절하는 가맹 본부가 적지 않았다. 이를 어길 경우 제재할 방법도 없었다.
이에 공정위는 일정 비율 이상의 점주가 참여하는 단체를 공정위에 등록하도록 하고, 공정위가 정식으로 ‘협의 명령’을 내렸는데도 가맹 본부가 명령을 어길 경우 형사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새 가맹사업법에 담기로 했다. 공정위의 검찰 고발을 거쳐 법원 판단에 따라 가맹 본부 대표 등을 3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 등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가맹 본부들은 “대표성 없는 단체들의 협의 요청이나 단체 설립이 난무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음식이나 서비스의 품질을 동일하게 유지해야 하는 가맹 사업 특성상 협의를 요청한 점주들과 그렇지 않은 점주들이 원하는 방향이 다른 경우도 골칫거리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는 없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 본부가 과도한 협의 부담을 지지 않도록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협의 거부 가능’ ‘점주 단체별 협의 요청 횟수 제한’ 등 부작용 방지 조항들도 마련하겠다”고 했다.
◇상권 쇠퇴 땐 위약금 없이 계약 해지
공정위는 또 상권 쇠퇴나 천재지변 등 점주에게 책임이 없는 사정을 들어 가맹 점주들이 위약금을 물지 않고도 계약을 해지할 권리도 가맹사업법에 담기로 했다. 점주들의 폐업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상법에 “가맹 계약 당사자가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경우 통지 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지만, 점주의 손해배상 의무를 둘러싼 규정이 없어 관련 소송이 되풀이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다만, 가맹 본부의 오너 리스크 등 위약금 없는 계약 해지 사유를 어디까지 인정할지는 향후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위 정보 공개서 제재도 강화
공정위는 평균 매출액, 가맹 점주 부담액 등을 담아 가맹 본부가 예비 창업자에게 제공하는 정보공개서를 둘러싼 처벌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정보공개서에 허위 정보를 적을 경우 가맹 본부에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다. 이 금액을 높이기로 했다. 처벌 수위를 높이되 정보공개서 심사 절차는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현재는 사전 심사를 거쳐야 해서 길게는 3개월 이상 걸린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앞으로는 사전 심사 없이 가맹 본부가 직접 공시할 수 있도록 했다.
가맹 점주 단체 협의 의무화와 계약해지권 강화 등은 가맹사업법 개정과 관련 시행령 개정을 거쳐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쯤 실제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공정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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