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근거 없이 음모론 주장하고 그걸 근거로 청문회 연다니

조선일보 2025. 9. 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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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퇴장 명령을 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뉴스1

민주당이 22일 국회 법사위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개최를 강행 처리했다. “조 대법원장이 대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 재판과 관련해 불합리한 판결을 선고하고 한덕수 등 ‘4인 회동’을 통해 사전 모의한 정황까지 드러났다”고 했다. ‘비밀 회동’은 민주당이 이날까지 단 하나의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근거 없이 주장을 하더니 그 주장을 근거로 청문회를 연다고 한다. 횡포일 뿐이다.

민주당이 이러는 것은 조 대법원장이 “세종대왕은 법을 왕권 강화의 수단이 아니라 백성 권리를 보장하는 규범적 토대로 삼았다”고 말한 데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장이 예정에도 없던 ‘대법원장 청문회 계획서’를 안건으로 올려 30일 개최를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청문회를 여는 근거가 ‘비밀 회동설’이다. 그런데 이를 처음 제기한 친여 유튜브 관계자는 증인 명단에 넣지도 않았다. 이 유튜브 측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는 제보”라고 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유튜브 방송 음성을 튼 뒤에야 유튜브 측에 ‘제보 출처’를 물었다고 한다. 면책 특권을 악용해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대법원장을 비난하던 판사·유튜버 등은 출석 대상이 됐다. 청문회 목적은 대법원장 망신 주기일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속 기간 만료로 석방했던 지귀연 판사도 증인에 포함됐다. 지 판사는 지금 윤 전 대통령 재판을 맡고 있다. 국회가 재판 중인 판사를 불러 압박하는 것도 해서는 안 될 횡포다.

민주당은 계엄과 탄핵 사태 이후 ‘민주주의 회복’을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엔 과거 독재에 맞섰다는 민주화 운동권 출신도 많다. 그런데 지금 보여주는 것은 과거 독재 정권 못지않은 폭주와 횡포다. 민주당에도 결코 이롭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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