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관리공단 설립 "제주도민 공감대 조성"

좌동철 기자 2025. 9. 2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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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설관리공단 설립 ‘환경도시 제주 실현’
② 공공분야의 무사안일주의 개선
기후위기 속 환경기초시설의 가치 중요성 ‘부각’
현재 전문성 부족·분산 관리·기술인력 부족 ‘문제’
공단 설립 시 운영비 84억원 절감 ‘적자 개선’
지난 8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시설관리공단 설립에 대한 주민공청회에서 지방공기업평가원 관계자가 타당성 평가 용역을 발표했다.

기후위기와 탄소배출 증가로 제주의 환경은 급변했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후퇴시키고 있다.

하수·폐기물 처리 등 환경기초시설이 맡고 있는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잦은 민원과 힘들고(Difficult)·더럽고(Dirty)·위험한(Dangerous) 3D 업무라면서 환경부서 근무를 기피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도내 8곳의 하수처리장에서 일반직 공무원의 평균 근속기간은 2.67년이다. 3년 이상 근무한 사례가 드문 실정이다.

잦은 인사이동과 업무 기피로 하수관리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면서 지난해만 10건의 오수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양 행정시의 공영버스 관리를 맡은 공무원의 평균 근무기간은 10개월에 불과했다. 1년도 채우지 못하면서 '기피 부서'로 인식돼버렸다.

도심 출·퇴근 시간에는 '콩나물시루 버스'가 됐지만, 일부 농어촌에서는 '빈 공영버스' 운행이 나왔다.

수요에 맞춰 공영버스 노선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할 공무원이 수시로 바뀌면서 개선은 더딘 실정이다.

제주도는 환경·교통 분야에서 방만하게 운영됐던 문제를 개선하기로 했다.

연공서열 문화, 경쟁 부족 등 공공분야의 무사안일주의를 걷어내고 도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효율성을 높이는 경영 혁신을 도입하기 위해 내년 7월 시설관리공단을 출범한다.

현재 공공시설물 286곳에서 발생한 문제점은 ▲전문성 부족 ▲분산 관리(직영·민간위탁 혼재) ▲기술인력 부족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새벽 한경면 용수리에 있는 오수중계 펌프장에 낙뢰가 떨어져 전원 공급이 차단됐다.

현장에 전문인력이 없어서 조천읍에 있는 상하수도본부 소속 직원이 현장에 출동하기까지 12시간 동안 펌프 가동이 멈췄다. 반나절 동안 수 백톤의 오수가 바다로 흘러갔다.

하수처리장에서는 기계 오작동과 설비 고장 등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손봐줄 엔지니어가 없어서 타 지역의 기술자를 불러 수리와 점검을 하고 있다.

지방공기업평가원에 따르면 전문성이 떨어지고 비효율적인 현행 방식으로 운영할 경우 ▲하수시설(하수·위생처리시설) ▲환경시설(쓰레기소각·매립·음식물자원화·침출수처리) ▲공영버스 분야에서 연간 1132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공단 설립 시 연 평균 적자는 1048억원으로 84억원의 운영비가 절감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8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시설관리공단 설립에 대한 주민공청회에서 전문가 토론이 진행됐다.

공단이 설립되면 통합 운영으로 전문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게 된다.

특히, 민간 위탁업체에 이윤과 부가가치세, 출장비 등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향후 5년간(2027~2031) 421억원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구좌읍 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광역 소각·매립장)와 서귀포시 색달동 광역음식물폐기물자원화시설 등 2곳의 환경시설은 연평균 인건비 24억원, 부가가치세 29억원, 민간 위탁업체 이윤 13억원, 관리비 8억원 등 75억원이 절감된다.

도내 하수처리시설(하수처리장 8곳·위생처리장 6곳)은 인건비 20억원, 부가가치세 6억원, 이윤 6억원, 관리비 3억원 등 연평균 36억원의 적자가 개선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로 이원화된 공영버스 현재 96대로 운전원 254명이 1인 2교대로 근무 중이다.

공영버스는 일반직(교통행정과 공무원), 운전원(공무직·기간제·임기제), 차고지 관리(정비 공무직·청소 기간제) 등 각 분야마다 임금체계와 근로방식이 제각각이다.

혼재된 고용형태를 단일화하고, 공단이 운영하면 연간 7억원의 운영 적자를 해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시 시설관리공단이 관리·운영하면서 '한국관광 100선'에 뽑힌 호수공원 전경.

■ 공무직 노조·민간위탁 직원 '대화로 설득'

내년 7월 시설관리공단 설립 시 하수·폐기물·소각·분뇨처리, 공영버스 운행 등 대행사업에 대해 제주도가 지원하는 연평균 부담금은 1048억원이다. 이는 가용재원이 1.73%로 재원 조달에도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도는 지난 7월 시설관리공단설립준비단(4급)을 설치한 이래 공단 설립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공단에 포함될 사업부서와 5차례 걸쳐 실무 중심의 태스크포스(TF) 팀을 운영했다.

또한 하수처리장·공영버스·환경자원순환센터 현장 직원과 공무원·공무직 노조, 하수·환경시설 민간위탁 직원과 21차례의 대화로 설득에 나섰다.

도는 연말에 공단 직원의 임금 체계와 성과급, 복지지원 대책을 마련한다.

특히, 가장 최근인 2016년에 설립된 세종시 시설관리공단과 '환경공단군'으로 분류돼 제주의 상황과 밀접한 부산환경공단의 성공적인 운영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부산환경공단은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생산·활용으로 272억원의 수익을 창출했고, 하수·소각분야에서는 48억원의 운영비를 절감했다.

세종설관리공단은 정규직 194명, 계약직 124명 등 모두 318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됐다. 공공하수처리와 체육·공원시설, 공영주차장 관리, 영구임대주택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세종시설관리공단은 경영 합리화로 지난해 예산 17억원을 절감하고 수입은 9억원이 증가했다.

공단은 공공하수·주차시설 신규 수탁으로 사업을 확대했고, 장애인형 국민체육센터와 공공폐수시설 사업을 정비했다.

세종 호수공원의 수질정화시설 정전 시 우선 가동 시스템과 사물 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기반 감시체계를 구축, 당직근무 제로화를 실현해 지난해 1억1000만원을 절감했다.

세종 호수공원 내 맨발산책길(650m)과 배달 존을 조성해 이용자의 편의를 높였다. 세종시설공단은 올해 재정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국비사업과 민자 유치에 나섰다.

전국 규모 체류형 캠핑 페스티벌, 행정공제회 회원 대상 체류형 지역 체험행사, 특·광역시 시설공단 협의회 정기총회 개최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도시환경 개선을 위해 대통령기록관과 협력한 '대통령의 숲' 조성과 미니동물원 및 생태체험관 설치, 수상레저스포츠 시범 운영 등도 추진된다.

세종시설공단은 공공시설물을 운영하면서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세종시 시설관리공단이 관리·운영하면서 '한국관광 100선'에 뽑힌 호수공원 내 궁궐정원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