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이 경고한 “패가망신” 1호 적발···병원장·학원장 등 7명, 1000억 동원 주가조작

종합병원, 대형학원 등을 소유한 자산가들과 금융회사 전현직 임원 등이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동원해 주가조작을 한 정황이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4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월 말 출범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의 첫 번째 사건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의 본보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가 공동으로 참여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23일 “대규모 자금으로 장기간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취한 대형 작전세력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합동대응단은 앞서 3월부터 금감원에서 기획조사 중이던 이번 사건을 넘겨받아 조사한 끝에 이날 혐의자 7명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합동대응단 조사 결과 종합병원, 한의원, 대형학원 등을 소유한 자산가들로 구성된 작전세력 7명은 하루 거래량이 적은 코스피의 A종목을 목표로 삼았다. 거래량이 적어야 가격을 끌어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이들은 1년9개월에 걸쳐 매수자와 매도자가 사전에 가격과 수량을 정해 거래하는 통정·가장·허위매매 방식으로 A종목의 거래량을 늘리고 주가를 두 배로 인위적으로 띄웠다.
감시망 피하려 계좌 수십개로 분산 매매…당국, 첫 지급정지
이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지금까지 400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고 이 중 일부 주식을 매도해 230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통정매매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사전에 가격과 수량 등을 정해 형식적으로만 거래하는 방식으로, 일반 투자자에게는 해당 종목의 거래가 활발해 보이는 착시를 일으킨다.
시세조종에 이용된 A종목은 지난해 초 2만4000원이었으나 올해 1월 5만200원까지 상승했다. 이들은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수십개의 계좌로 분산 매매하거나 주문 IP(인터넷주소)를 조작하는 등의 수법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사의 경영권 분쟁 상황을 활용하고 자금세탁을 시도한 정황 등도 포착됐다. 이들 중 일부는 친인척, 학교 선후배 관계로 알려졌다.
합동대응단의 압수수색과 함께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이날 불법 이익 환수와 자본시장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이 사건에 이용된 계좌 수십개에 대한 지급정지 조치도 내렸다. 지난 4월 자본시장법에 처음 도입된 지급정지 조치를 최초 적용한 사례다.
이승우 단장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당이득의 최대 두 배에 달하는 과징금 부과와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등 제재를 적극 적용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합동대응단은 이 사건 외에도 4건의 주가조작 의심 사건을 조사 중이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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