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ICC 반인륜범죄 재판에 넘겨져
“직접 사살 지시” 증언 여러 건

마약사범과 ‘범죄와의 전쟁’을 치른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사진)을 긴급체포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그를 반인륜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ICC가 22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관련 공소장을 공개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범죄와의 전쟁 과정에서 자행된 최소 76건의 살인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공범이 “필리핀 내 범죄 혐의자들을 살인 등 폭력 범죄를 통해 무력화시키기 위한 계획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다바오시 시장이었던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비공식 마약 단속 집단인 ‘다바오 데스 스쿼드’에 마약사범을 직접 사살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전직 필리핀 경찰관 아르투로 라스카냐스는 상원 청문회에서 데스 스쿼드 단원이 그의 지시로 십수명을 살해했다고 증언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총을 들고 시민 3명을 권총으로 살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 조직적·계획적으로 살인을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암살 조직 ‘국가 네트워크’에 마약사범이나 반정부 인사 이름이 적힌 목록을 전달해 살인을 지시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14명이 살해됐고 목록에 있는 인물을 제거한 단원에게는 현상금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필리핀 전역에서 ‘정화 작전’을 벌이던 중 마약 복용·밀매 의심자 45명에 대한 살인 혹은 살인미수 사건을 지시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공소장에 적시된 범죄와의 전쟁 사망자는 전체 희생자 중 일부에 불과하다. 필리핀 경찰은 이 과정에서 최소 620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으며 인권단체는 사망자가 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7월4일 재판부에 제출된 이 공소장에는 검찰 측 구형이 적혀 있지 않다. 필리핀 언론들은 재판부가 기소된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 그는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 ICC 구금센터로 옮겨졌다. 당초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23일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이 나빠지며 심리가 연기됐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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