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풀 대구 포럼] “‘아이가 곧 행복이라는 대답’ 우리 사회가 해줄 수 있어야”
정부 ‘일·가정 양립, 양육 부담 완화, 주거 안정’ 3대 대책 추진
가족친화적 문화 확산 위해 범국민 캠페인·민간 협력체계 가동
“대구·경북, 미래산업 거점 도약·베이비부머 유치로 인구 위기 극복해야”

"우리나라는 사회·경제의 급속한 발전 과정에서 생명의 가치, 가족의 소중함,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이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 이기주의에 가려 점차 사라져 갔습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왜 아이를 가져야 할까?'라는 물음에 '아이가 곧 행복이 될 수 있다'라는 답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초저출생·초고령사회·인구절벽이라는 '3중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적·지역적 해법이 '2025 파워풀 대구 포럼'에서 제시됐다.
이번 포럼에서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저출생 극복 방안'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은 세계 최초로 인구 소멸 국가가 될 수 있다. 현재의 인구 감소 속도라면 연간 36만 명씩 인구가 줄어드는데, 이는 해마다 세종시 만큼의 인구가 사라지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인구 위기 심각성을 설명했다.
주 부위원장은 국내 인구통계를 제시하며 "불과 반세기 만에 출생아 수가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1970년 101만 명에 달하던 출생아 수는 지난해 23만8천 명으로 줄었고,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까지 떨어져 OECD 최저 수준이다. 그는 "2024년 12월부터 한국은 고령인구가 전체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으며, 2047년에는 전국이 소멸 위험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인구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병역자원 부족, 교육 인프라 붕괴, 복지 재정 불안, 지역 소멸 가속화 등 국가적 비상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 부위원장은 "2066년에는 생산연령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며 "경제와 안보, 사회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 부위원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저출생 추세 반전 대책'을 소개했다. 그는 "2030년까지 합계출산율을 1.0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대책이 마련됐다"면서 "핵심은 일·가정 양립, 양육 부담 완화, 주거 안정이라는 3대 축"이라고 소개했다.
우선 육아휴직 제도를 대폭 개선해 남성 사용률을 2027년까지 50%로 높이고, 소상공인·자영업자도 육아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사각지대를 해소한다. 부모 모두가 일정 기간 이상 육아휴직을 쓰면 총 사용 기간을 1년 6개월까지 늘려주는 제도를 도입한다. 또 근로시간 단축제도, 자동 육아휴직제도, '워라밸+4.5' 프로젝트 등을 통해 가족친화적 기업문화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양육 부담 해소를 위해서는 국가 책임 보육 체계를 강화한다. 0~11세 아동을 대상으로 돌봄 공백을 메우고, 공공보육시설 이용률을 2027년까지 50%로 확대한다. 유보통합과 무상보육 연령 확대, 늘봄학교 확충, 야간·휴일 돌봄 확대, 긴급 아이돌봄 서비스 도입 등이 추진된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도 현재 만 8세 미만에서 2030년까지 만 13세 미만으로 단계적 확대된다.
또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신혼·출산가구에 공공주택을 확대 공급하고, 신생아 특례대출 소득 기준을 완화한다. 신혼부부 결혼 전 청약 당첨 이력 배제, 다자녀 가구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결혼 세액공제 신설 등 실질적 혜택도 마련됐다.
아울러 사회 인식 개선도 중점 과제로 제시됐다. 저출생 극복을 위한 범국민 공동 캠페인과 '저출생 극복 추진본부' 출범, 경제·언론·종교계 등과의 협력체계 구축 등으로 가족 친화적 문화를 확산시킨다는 것이다. 주 부위원장은 "생명과 가족 공동체에 대한 가치에 대한 사회 인식과 문화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걸 느꼈다"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은 사회 전체가 만들어야 하며 우리 모두가 생명·가족·공동체 가치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대구·경북권의 저출생 극복 해법도 제시됐다. 대구는 2003년 인구 253만 명에서 현재 240만 명 아래로 줄었고, 2050년에는 185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995년 이후 30년간 청년층 32만 명이 순유출되면서 지역 소멸 위기가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주 부위원장은 이를 극복할 대안으로는 '거점지역 육성'과 '베이비부머 세대 지역 유치'를 제시했다. 대구·경북에 AI·로봇·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산업 거점을 조성해 청년 인구를 끌어들이자는 전략이다. 또 그는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의료·생활 인프라 확충과 세제 혜택을 통해 대구·경북으로 유치해 생활 인구를 늘리는 방안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주 부위원장은 "인구감소와 저출생은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요구한다는 측면에서 위기지만, 이를 국가시스템을 개혁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규 기자 kmk@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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