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과다 산정·사업비 급증…흑산공항 제동 우려

양시원 기자 2025. 9. 23. 20: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감사원, 지방공항 건설 감사 결과
2013년 예타 여객수요집계 부적정
재산정 결과 2050년 83%까지 감소
사업비 급증으로 B/C도 크게 하락
道 “타당성재조사 진행…통과 기대”
흑산공항 조감도
전남 서남권 숙원사업인 ‘흑산공항 건설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객 수요 과다 산정 등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이와 별개로 이미 타당성 재조사에 착수한 상태인 흑산공항의 경우 사업비가 3배 이상 급증하면서 경제성 부족으로 인해 타당성 재조사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어 전남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감사원이 발표한 ‘지방공항 건설사업 추진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2013년까지 진행된 흑산공항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해양수산부 예측치를 확인하지 않고 도서지역 총 여객 수요가 향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따라 증가하는 것으로 산정했다.

그 결과, 국토부의 2040년 기준 흑산지역 총여객 수요 예측치는 119만7천명으로 해수부 예측치 76만명보다 43만7천명 과다 산정됐다.

도서지역 공항 건설에 따른 교통수단 전환율(해운→항공) 추정 방법도 불합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해운 대비 항공 수단이 가장 저렴하고 빠른 1개 시나리오의 설문조사 결과만을 반영, 흑산지역 교통수단 전환율을 72%로 과다 산정했다. 감사원이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일본 도서공항 사례 적용을 통한 전환율을 재추정한 결과, 32%로 최대 40%p 감소했다.

감사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해 흑산공항의 여객 수요를 재산정한 결과, 2050년 기준 여객 수요는 기존 108만명에서 18만2천명까지 최대 83% 감소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이 밖에도 감사원은 국토부가 2021년 흑산공항 사업 추진 과정에서 39-53% 여객 수요 감소를 확인하고도 여객 수요 재추정 때 산정한 B/C가 경제성 판단 기준인 1보다 크다고 임의로 판단, 지난해 12월까지 기획재정부에 수요 예측 재조사를 요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토부는 2023년 6월 흑산공항 공항 등급 상향을 결정하면서 시설 개선으로 사업비가 1천433억원에서 6천311억원으로 급증, 타당성 재조사 대상이 된 것을 확인했지만 실시설계에 우선 착수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감사원이 흑산공항 기본계획 수립용역에서 타당성 평가를 담당했던 용역수행자에게 의뢰해 여객 수요 감소분(92만명→43만2천명-55만7천명)과 공항 등급 상향에 따른 총사업비 증가분(1천433억원→6천311억원)을 반영해 B/C를 재분석한 결과, 0.42-0.47로 예비타당성조사(4.38) 대비 대폭 감소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 관계자는 “감사원 감사는 2013년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 대한 결함”이라며 “현재 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간 상태로 수요 조사, 교통수단 전환율 등을 현 시점에 맞춰 재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여객 수요는 일부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타당성 재조사에 정책성과 지역균형발전도 반영되는 만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9년 논의가 시작된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신안군 흑산면 예리 일원 68만3천㎡ 부지에 1천200m 연장의 활주로(폭 30m)를 갖춘 소형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당초 50인승 항공기 운항을 계획했지만 생산 중단과 경제성 부족을 감안, 80인승으로 상향했다. 활주로 종단 안전 구역도 30m에서 90m로, 착륙대는 50m에서 120m로 확대하면서 총사업비가 늘었다.

이에 따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2월부터 흑산공항 건설사업 타당성 재조사를 진행 중이다. 재조사 결과는 이르면 올해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양시원 기자

Copyright © 광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