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가렸다고 무허가 가지치기… ‘앙상’한 이기심
미추홀구 아파트 모델하우스 대행사
區, 도시숲법 따라 ‘비용 청구’ 예정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운영하는 분양 대행사가 건물 앞 가로수를 무단으로 가지치기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22일 찾은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한 모델하우스. 무성하게 잎이 자란 주변 양버즘나무와 달리 이 건물 앞 나무 한 그루만 유독 가지가 마구 잘려 몸통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이를 본 주민 김모(67)씨는 “19일 오후 퇴근길에 이 나무의 가지를 사람들이 잘라내는 모습을 목격했다”며 “도심의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공기를 맑게 하기 위해 심은 가로수를 이렇게 흉측하게 훼손해도 되느냐”고 되물었다.
모델하우스를 운영하는 분양 대행사에 확인해 보니 담당 구청인 미추홀구로부터 허가를 받아 가로수를 정비했다고 해명했다.
업체 관계자는 “모델하우스를 조성하기 위해 주변 환경 정비 등 용역을 전문 업체에 맡겼다”며 “용역을 맡은 업체가 구청의 허가를 받아 적법하게 가로수를 정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미추홀구는 이 업체에 가로수 가지치기를 위한 허가를 내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추홀구는 21일 업체가 무단으로 가로수를 훼손한 사실을 확인하고, 가로수의 훼손 정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추홀구는 ‘인천시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가로수를 원상복구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해당 업체에 부과할 방침이다. ‘도시숲법’에 따라 누구든 가로수를 옮기거나 가지치기를 할 경우엔 지자체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미추홀구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주민들로부터 가로수의 가지가 잘려 나갔다는 민원을 접수해 조사에 나선 결과, 분양 대행사가 간판을 가린다는 이유로 무단으로 가지치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가로수 원상 복구를 위한 비용을 산출한 뒤 이를 분양 대행사에 부과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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