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걸렸다… ‘슈퍼리치’ 1000억원대 주가조작 적발

김남석 2025. 9. 2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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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세력 7명 자택 등 10곳 압색
1년 9개월간 투자자 유인 혐의
[연합뉴스]


종합병원과 대형학원 운영자 등 ‘슈퍼리치’와 유명 사모펀드 전직 임원 등이 연루된 1000억원대 주가조작 정황이 금융당국에 포착됐다. ‘주가조작을 하면 패가망신 하는 것을 보여주겠다’던 합동대응단에 적발된 첫 사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23일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장기간 주가를 조작한 ‘작전세력’ 7명의 자택과 사무실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1년 9개월 동안 법인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 등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성해 고가매수나 허위매수 등으로 주가를 조작, 투자자를 유인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벌어들인 부당이득 규모는 4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취득한 시세 차익만 230억원에 달했다. 주식 평가액은 1000억원이 넘었다.

합동대응단은 이들의 자금 흐름과 주문 장소, 학교 선후배, 친익척 등을 추적한 결과 공모 관계가 있다고 봤다. 다만 이 중 현재까지 시세조종이나 불공정거래로 처벌받은 전력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승우 주가조작 근절합동대응단장은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이 올해 초부터 이상 징후를 판단해 각각 시장감시 차원에서 접근했고, 금감원이 3월께 먼저 기획조사에 착수했다”며 “혐의자 등 규모가 추가로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혐의자들은 수만 회에 이르는 가장·통정 매매 주문을 제출한 후 단기간 내 체결시키는 수법으로 거래가 성황을 이루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으며, 혐의 기간 거의 매일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하는 등 집요하고 적극적인 주가조작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회피하기 위해 수십 개의 계좌를 통해 분산 매매하거나 주문 인터넷주소(IP)를 조작하는 수법을 사용했고, 경영권 분쟁 상황을 활용한 정황도 발견됐다.

코스피 시장에서 유통주식 수가 부족해 거래량이 적은 한 종목이 주요 타깃이 됐고, 해당 종목 주가는 약 2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주가조작에 이용된 수십 개 계좌에 대해 자본시장법에 지난 4월 도입된 지급정지 조치를 최초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합동대응단은 이번 사건에 대해 “명망 있는 사업가와 의료인, 금융 전문가 등 소위 ‘엘리트 그룹’이 공모한 치밀하고 지능적인 대형 주가조작 범죄를 합동대응단의 공조로 진행 단계에서 중단시킨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이전에는 금융위 공동조사와 강제수사로 이어지는 데까지 1년여가 걸렸지만 합동대응단 출범으로 6개월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합동대응단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금융투자 상품거래 제한·상장사 임원 선임 제한 등을 적극 활용해 ‘원 스트라이크 아웃’의 본보기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가 조작, 부정 공시는 말씀드린 대로 엄격히 처벌해서 주가 조작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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