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전자? 3500피? 못믿어’···달리는 말에서 뛰어내리는 ‘개미들’

코스피 지수가 역사상 첫 350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외국인 투자자와 ‘개미(개인)’ 투자자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를 대거 사들이며 ‘달리는 말’에 올라타고 있다면, 개미들은 역대 최대 순매도를 보이며 ‘달리는 말’에서 뛰어 내려오고 있다. 삼성전자와 ‘코스피’에 매번 실망했던 기억이 누적된 탓이다. 그러나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지수 상승세도 지속될 경우 개미들의 시선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7.54포인트(0.51%) 오른 3486.1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어 연일 장중·종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도체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지수를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44% 오른 8만4700원에 마감하면서 지난해 7월31일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500조원을 넘어섰다. 장중엔 8만5900원까지 오르면서 ‘8만5000전자’도 넘어섰다. SK하이닉스도 2.85%오른 36만1000원에 마감하며 역대 최고 종가를 경신했다.
코스피가 연일 달리는데도 ‘외국인’과 ‘개미’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52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월별 기준 지난해 2월(7조7910억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순매수액의 약 80%가 삼성전자(4조1120억원)와 SK하이닉스(1조8960억원)에 쏠렸다.
반대로 개인은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만 10조271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달 말까지 이같은 흐름이 유지된다면 개인의 월별 순매도 금액은 1999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2021년 동학개미운동 당시 삼성전자 ‘역대 최고가’를 이끌었던 때와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특히, 개인 순매도액의 약 83%가 삼성전자(6조4070억원), SK하이닉스(2조1120억원)에 집중됐다. ‘8만전자’ 등에 물린 ‘개미’들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1년 1월 삼성전자가 역대 장중 최고점(9만6800원)을 기록할 당시 개미들이 코스피에서 약 22조원, 삼성전자는 약 10조원 순매수에 나섰다는 것을 고려하면 4년 반 만에 분위기가 반전된 셈이다.
코스피 ‘불장’에도 개인들이 대거 매도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그동안 삼성전자와 코스피가 반등과 추락을 거듭하면서 여전히 ‘국장’ 불신이 크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21년 이후 ‘9만전자’ 문턱에서 번번이 무너졌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를 ‘탈출’ 기회로 활용한 개인투자자가 다수”였다며 “코스피와 반도체 상승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달리는 말에 올라타자’는 기대감보다 ‘고점에서 매수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더욱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들이 단기투자를 선호하는 성향도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관은 장기간 버틸 힘이 있지만 개미들은 ‘단타’를 선호하다 보니 10%만 올라도 팔아치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시 관련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코스피가 계속 오를 경우 개미들도 돌아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보였던 부진한 모습으로 인해 여전히 일부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우려가 기대감으로 바뀌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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