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아우르는 음유시인 콘텐츠로 중년 향수·MZ 감성 다 잡아

조재영 기자 2025. 9. 23. 17:3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지역작가 합심 ‘고 김광석’ 주제로 쇠퇴하던 골목 살려내
인교동 오토바이 특화거리 공중화장실 등 기반시설 조차 없어 대비
대구시 중구 김광석길. 방문객들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물안개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조재영 기자

[기획] 특화거리, 어디로 가야 하나

4. 대구 김광석길과 오토바이거리

대구광역시 중구 인교동과 시장북로 일대에 있는 '대구 오토바이 특화거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오토바이 밀집거리다. 서울 퇴계로 오토바이거리, 대전 오토바이 특화거리와 함께 전국 3대 오토바이 상권으로 꼽힌다.

이곳은 조선시대에는 서문시장에 물건을 실어 나르던 말이 모이는 '마장(馬場)'이 있어 '말전거리'라고 불렸다.

원래 하천이 흐르던 곳이었는데, 1953년 하천 복개 공사를 통해 도로가 생기면서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1950년대 후반부터 오토바이 가게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1960년대 오토바이 보급이 늘어나면서 점포 수도 늘어났다.

대구 오토바이 특화거리는 2011년에 지정됐다. 약 450m 도로를 따라 50여 개 오토바이 업소가 영업을 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도 전국 최대를 자랑하며, 소형 스쿠터부터 판매가가 수천만 원에 이르는 대형 오토바이까지 모든 종류의 이륜차가 거래된다.
대구시 중구 인교동 오토바이 특화거리. /조재영 기자

특히 이곳은 판매, 수리, 튜닝, 부품, 용품 등 오토바이에 관한 모든 것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시트 전문점, 장애인용 오토바이 제작 업체 등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업체도 이곳에 있다.

이곳은 약 70년에 이르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30~40년 경력을 가진 숙련된 기술자들이 많아 전문적인 수리·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70대 엔진수리업체 대표는 "이 자리에서 40년을 했다. 엔진 보링도 하고 삼발이, 서스펜션 망가진 것 수리도 한다. 일반 센터에서 수리하기 어려운 기계적인 부분을 주로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오토바이 마니아들에게는 한 번쯤 가보고 싶어하는 '성지'이기도 하고, 영남권 일대에서 새 오토바이, 중고 오토바이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기반시설은 열악하다. 큰 도로에서 들어서는 길목에 '오토바이 특화거리'라는 간판 하나 말고는 눈에 띄는 것이 거의 없다. 공영주차장은 물론이고 공중화장실조차도 없다.
대구시 중구 인교동 오토바이 특화거리를 알리는 간판. /조재영 기자

이곳 상인들은 대구시 중구 등 지자체에 불만이 많다.

상인회 관계자는 "시에서 해준 건 아무것도 없고, 구에서 해준 건 입구에 오토바이거리 간판 세워준 것 말고는 없다. 공중화장실 지어달라고 하니 휴지나 지원해주겠다고 하고, 공영주차장은 큰길 건너 멀리 있어서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도 우리는 회원들끼리 자부심을 갖고 단합해서 나름대로 잘 운영하고 있다. 매년 불우이웃돕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대구 오토바이 특화거리는 지자체가 '특화거리'로 지정만 해놓고 내버려두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대구시 중구 김광석길 콘서트홀에서 공연팀이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 /조재영 기자

같은 중구에 있지만 '김광석길'은 오토바이거리와 사뭇 다른 느낌이다. 김광석길은 특화거리가 아니지만 특화거리 이상의 대접을 받고 있다.

김광석길은 중구 대봉동 방천시장 옆 골목에 조성되어 있다. 달구벌대로 450길 일대다. 길이는 약 350m다.

'김광석 다시그리기길'이라고도 하는데 가수 고 김광석의 삶과 음악을 주제로 조성된 벽화거리다. 쇠퇴했던 시장 골목이었지만 도시 재생 사업을 통해 문화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대표적인 대구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 길은 2010년 대구 중구가 방천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천시장 문전성시 사업'의 하나로 조성하기 시작했다. 김광석은 1964년 대구 중구 대봉동에서 태어나 다섯살 때 서울로 이사갔다. 이에 착안해 지역 작가들이 김광석의 노래와 삶을 담은 벽화를 그리고, 지자체가 조형물 등을 만들면서 지금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다시그리기길'이라는 이름도 김광석의 앨범 '다시 부르기'를 활용한 것이다. 그리워하다(Miss)와 그림을 그리다(Draw)의 두 가지 뜻을 동시에 담은 이름이다.

문전성시 사업 이후에도 중구는 쌈지공원을 조성하고, 김광석 조형물(입상)을 설치했다. 2013년에는 김광석길 관광활성화 사업을 통해 벽화개선사업, 골목방송국설치, 야외공연장 조성, 화장실 신축 등 방문객 편의시설을 늘렸다. 또 김광석노래부르기대회, 추모행사, 50주년 기념 거리콘서트 등을 열기도 했다.

2014년에는 한국관광공사주관 '2014 베스트 그곳'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도 이곳은 거리 곳곳 스피커에서 김광석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길옆 벽에는 그의 생애와 음악을 주제로 한 벽화와 조형물들이 가득하다. 벽화길과 그 위 가로수가 우거진 산책길에는 한여름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군데군데 미세 물방울을 뿌려주는 시설까지 설치되어 있다.

벽화뿐만 아니라 버스킹 등 다양한 공연이 수시로 열린다. 김광석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김광석 콘서트홀이 만들어져 있다. 이곳에서 수시로 공연이 열린다. 9월 23일 현재 기준 이곳 공연 일정표를 보면 9월 한 달 30일 중 17일 동안 공연을 했거나 할 계획으로 나와있다. 콘서트홀 말고도 길 앞에는 버스킹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콘서트홀과 버스킹 장소를 원하는 사람은 미리 신청하면 이곳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이 길에는 스탬프 투어, 교복 대여 등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행사가 있다. 이 때문에 전국에서 관광객이 찾아오고, 멀리 대만 등 외국에서도 단체로 관광객이 찾아오기도 한다.
대구시 중구가 건립한 김광석 스토리하우스. /조재영 기자

카페, 식당, 소품 가게 등 다양한 업소가 운영되고 있어서 관광객들이 '김광석 감성'에 젖어서 쉬어가기에도 좋다.

경북 영양군에서 왔다는 50대 여성은 "김광석이라는 가수를 아는 세대에겐 꼭 한 번쯤은 꼭 와보고 싶은 곳이 아닌가 싶다"라며 "아직 와보지 않는 분들이 있다면 꼭 한번 와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광석 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규모가 큰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관광객이 찾아와 주차하기에 매우 편리하다. 또 김광석길 끝 모퉁이를 돌면 '김광석 스토리하우스'가 있다. 성인 기준 관람료 2000원을 내면 김광석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곳은 중구가 건립하고 (사)김광석행복나눔이 관리 운영하고 있다.

김광석길에는 지난해 관광객 86만여 명이 다녀갔다.

/조재영 기자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