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무상급식 식중독에 학생 1000명 병원행… "중단하라" 목소리

허경주 2025. 9. 2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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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온 무상급식 사업이 잇단 집단 식중독 사태로 흔들리고 있다.

시행 9개월 만에 학생 수천 명이 급식을 먹고 병원에 실려 갔다.

23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인도네시아 3개 지역에서 1,000명 넘는 학생들이 정부 제공 급식을 먹고 구토와 복통을 호소했다.

인도네시아 전략개발계획센터는 "정부는 식중독이 발생한 급식 시설을 평가하거나 발병을 예방할 장치를 갖추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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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혜자 확대만 급급…조리·유통 미흡
건강에 나쁜 메뉴도, 전면 재평가 촉구
1월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 데폭의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무료로 제공되는 점심 급식을 먹고 있다. 데폭=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네시아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해 온 무상급식 사업이 잇단 집단 식중독 사태로 흔들리고 있다. 시행 9개월 만에 학생 수천 명이 급식을 먹고 병원에 실려 갔다. 현지 보건 단체들은 프로그램을 즉각 중단하고 전면 재평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3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인도네시아 3개 지역에서 1,000명 넘는 학생들이 정부 제공 급식을 먹고 구토와 복통을 호소했다. 서부 자바주(州) 가루트에서는 5개 학교 학생 569명이, 중앙 술라웨시주 방가이 제도와 숨바와시에서는 각각 335명과 130명이 식중독 증상을 보였다. 이는 올해 1월 정부가 무상급식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무상급식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역점 사업이다. 정부는 전국 초·중·고교생과 영유아, 임산부에게 하루 한 끼를 무료로 제공하는 정책을 올해 초부터 시행하고 있다. 아동의 영양 상태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2029년까지 약 9,000만 명으로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사업 성공을 위해 중앙·지방 예산에서 306조7,000억 루피아(약 27조5,000억 원)를 별도로 배정할 만큼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달 19일 인도네시아 아체특별자치주 반다아체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급식판을 옮기고 있다. 반다아체=EPA 연합뉴스

그러나 시행 후 9개월간 식중독 사고가 잇따랐다. 우바이드 마트라지 인도네시아 교육감시네트워크(JPPI) 대표는 “프로그램 시작 이후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6,452명의 아동이 식중독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단순 계산으로도 하루 24명의 어린이가 정부가 제공한 급식을 먹고 피해를 본 셈이다.

보건 단체들은 제도의 허점을 지적한다. 인도네시아 전략개발계획센터는 “정부는 식중독이 발생한 급식 시설을 평가하거나 발병을 예방할 장치를 갖추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수혜자 확대라는 목표 달성에 급급하다 보니 조리와 유통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급식 메뉴 대부분이 건강에 해로운 ‘초가공식품’으로 채워져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시민단체 모자보건운동의 탄 샷 옌 박사는 “아동의 영양 개선이라는 당초 목표를 왜곡하고 비전염성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프로그램을 일시 중단하고 질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시민단체의 제안에 선을 긋는 분위기다. 찰스 호노리스 보건위원회 부위원장은 해당 제안을 “관계 기관에 전달하겠다”면서도 “이 프로그램은 전략 사업이며 계속 실행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실상 중단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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