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무너진 제주”… 맹그로브 워케이션은 어떻게 제주의 시간을 해체하고 다시 그렸나

제주방송 김지훈 2025. 9. 2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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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관광의 시간표는 늘 불균형했습니다.

워케이션이 일시적 유행에서, '제주 관광의 시간 질서를 다시 짜는 과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평일=비수기'라는 공식은 제주 관광의 최대 취약점이었습니다.

제주는 지금, 주말과 평일, 성수기와 비수기로 갈라진 낡은 시간표를 허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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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점유율 82%.. “주중·주말 없는 워케이션”
낡은 관광 질서 허물고, 새로운 시간의 지도 재편
단기 관광 틀 깨고, 기업 복지·원도심 재생까지
탑동 해안에 펼쳐진 워케이션 일상을 이미지화한 모습.


제주 관광의 시간표는 늘 불균형했습니다. 주말과 성수기에는 공항과 숙소가 과밀해지고, 평일과 비수기에는 한산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반복된 이 패턴은 지역 경제의 약한 고리로 꼽혔습니다.

이제 흐름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무너지고, 짧은 체류에 갇혔던 관광 방식은 길게 이어지는 생활형 체류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워케이션이 일시적 유행에서, ‘제주 관광의 시간 질서를 다시 짜는 과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 ‘비수기’의 붕괴

‘평일=비수기’라는 공식은 제주 관광의 최대 취약점이었습니다.
휴일이면 교통과 숙소가 포화 상태가 됐지만, 평일 숙소는 절반 이상 비어 있었습니다.

맹그로브 제주시티 외관. (엠지알브이 제공)


그러나 2024년 말 문을 연 맹그로브 제주시티는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관 첫해 평균 객실점유율은 82%, 운영 6개월 차에는 90%에 육박했습니다. 주중 82.3%, 주말 82.1%로 요일별 차이는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보완이 아니라, 제주 관광이 시간의 불균형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구조적 신호입니다.

■ 체류 패턴의 변화와 생활형 소비


제주관광공사 조사에 따르면, 제주 방문객 절반 이상(57.4%)이 3일 이하 체류에 머뭅니다(2024).
하지만 맹그로브 제주시티에서는 4박 이상 장기 체류가 29%를 차지했습니다.

체류 기간이 늘자 소비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식당과 카페를 넘어 생활용품점, 문화공간까지 이어지는 소비가 확대되면서, 원도심 탑동 일대는 새로운 상권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한 카페 운영자는 “예전엔 평일엔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꾸준히 찾아와 매출이 안정됐다”고 말했습니다.

생활형 체류는 숙박업 실적에 머물지 않고 원도심 재생과 청년 창업, 지역 문화 활동으로까지 연결되며 도시 공간을 바꾸는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맹그로즈 제주시티를 중심으로 한 원도심 일대 지도. (홈페이지)


■ 출장에서 복지로, 기업 수요의 확장

맹그로브 제주시티 고객의 10%는 기업 단위입니다. IT·플랫폼, 콘텐츠, 공공기관이 주를 이루며, 한 번 다녀간 기업의 추천으로 다른 팀이 방문하는 확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출장 경비라는 낡은 분류 역시 힘을 잃었습니다. 기업들은 워케이션을 직원 복지와 창의적 몰입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운영사인 엠지알브이(MGRV)가 준비 중인 ‘워크숍 패키지’는 항공권·지역화폐·라운지 혜택을 묶어 복지 제도와 맞닿도록 설계됐습니다.
이는 숙박에서 확장한, 기업의 인재 전략(HR‧Human Resources·인적 자원 관리) 속으로 편입되는 흐름이기도 합니다.

맹그로브 제주시티 워크 라운지. (엠지알브이 제공)


■ 산업으로 확장할 수 있을까

워케이션이 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항공 인프라 불안, 장기 숙소 부족, 높은 생활비는 여전히 걸림돌입니다.
내국인·외국인, 청년층·고령층 간 수요 격차 역시 해결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워케이션은 관광만 아니라 부동산·유통·복지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전환점”이라며, “정책 지원과 인프라 확충이 뒤따르지 않으면 금세 일시적 흐름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맹그로브 제주시티 체크인 라운지. (엠지알브이 제공)


제주는 지금, 주말과 평일, 성수기와 비수기로 갈라진 낡은 시간표를 허물고 있습니다.
그 위에 새로 그려지는 것은 장기 체류, 기업 복지, 원도심 재생이 맞물린 새로운 제주형 ‘시간의 지도’입니다.

조강태 엠지알브이 대표는 “워케이션은 근무 형태 변화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적 산업”이라며, “맹그로브 제주시티가 개인에게는 영감, 지역에는 지속 가능한 활력을 불어넣는 허브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워케이션. (제주관광공사 제공)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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