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휙!" 허공을 가르는 회초리가 공간의 침묵을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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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갤러리에 울려 퍼지는 이것의 정체는 성능경 작가(81)의 싸리나무 회초리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다.
작가가 깎은 싸리 회초리를 휘두르는 퍼포먼스 작품이다.
성 작가에게 작품은 일상이다.
작가가 매일 아침 드립 커피를 내린 뒤 커피 자국이 남은 키친타월을 모아놓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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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간 전위미술의 길 보여줘
'커피드로잉'·'USA 전도' 등 주목
“쌩~ 휙!”

고요한 갤러리에 울려 퍼지는 이것의 정체는 성능경 작가(81)의 싸리나무 회초리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다. 작품에 집중해야 할 공간의 침묵을 일부러 깨뜨리는 도발. 이는 성 작가가 지난 50여 년간 걸어온 전위미술의 길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퍼포먼스다.
지금 서울 삼청동 백아트에서는 성 작가의 개인전 ‘쌩~ 휙!’이 열리고 있다. 1980년대 초기 작업부터 올해 만든 최신작까지 80여 점이 이번 전시에 나왔다. 그는 평생에 걸쳐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온 한국 전위미술의 대표 작가다. 오랫동안 고정관념 틀을 깨는 작업을 꾸준히 펼쳐왔다.
전시 제목이 된 신작 ‘회초리질: 쌩~ 휙!’이 대표적이다. 작가가 깎은 싸리 회초리를 휘두르는 퍼포먼스 작품이다. 미술관에서 회초리를 휘두르는 건 그 자체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탈이지만 퍼포먼스라 이름 붙이면서 작품이 됐다. 이를 통해 작가는 ‘삶과 예술에는 정해진 경계가 없다’는 사실을 관객에게 전한다.


성 작가에게 작품은 일상이다. 1998년 제작한 ‘걷다가’ 외 9점 연작은 생활에서 쉽게 잊히는 감각과 단상을 기록한 드로잉을 모은 것. 올해 새롭게 선보인 ‘커피드로잉’은 더 흥미롭다. 작가가 매일 아침 드립 커피를 내린 뒤 커피 자국이 남은 키친타월을 모아놓은 작품이다.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마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스러기, 얼룩, 메모 같은 소박한 것에도 삶의 본질은 담겨 있다는 게 성 작가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예술은 자신의 삶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모든 사람의 것”이라는 선언이기도 하다.
냉전이 한창이던 1974년 성 작가는 ‘세계전도’를 발표했다. 대형 세계지도의 각국 영토를 모두 오려내 뒤섞어놓은 작품을 통해 그는 국가 간 갈등과 국제정치 질서를 벗어난 자유로운 세계를 상상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미국 지도의 각 주로 같은 작업을 한 신작 ‘USA 전도’를 선보인다. 50여 년이 흘렀지만 성 작가의 문제의식은 여전하다는 뜻이다. 신문 기사를 오려내 마음대로 재조합해 읽는 대표 퍼포먼스 ‘신문 읽기’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성 작가는 “자신의 ‘히트작’을 평생 반복하는 작가도 많지만 나는 변하는 세상을 계속 반영하며 신작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18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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