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특집] '제 62회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孝 발걸음, K-축제로 키운다
정조 1795년 을묘원행 그대로 재현
父사도세조 향한 효심, 거리 메울 듯
행궁 광장서 감상 가능…공연도 다채
여민각 개막 타종·용연 미디어아트
'종이 팔달문' 제작·감상·해체 백미
가마레이스·과거시험·회갑 촬영도
'야조' 공연, 화려한 불꽃…관람 필수
한복·한옥·술·차…곳곳에 통역 봉사자
K-축제 준비…외국인 대상 사전 예약
요리 경연·깍 페스티벌 등 연계 행사도
이재준 시장 “시민 모두가 주인공”

바야흐로 한국 문화 전성시대다. 한국의 음악, 영화, 드라마, 게임,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K'가 붙은 상품들이 전 세계를 주름잡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콘텐츠에 나오는 한국어 가사를 또박또박 발음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아직 'K'자를 붙이기 어려운 문화 장르도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 축제다. 수원화성문화제가 그 자리를 노리며 대한민국 대표 축제를 넘어 글로벌 축제를 꿈꾸는 화려한 날갯짓을 시작한다. 62년 전통의 수원화성문화제와 조선시대 왕실 퍼레이드를 재현하는 정조대왕 능행차가 이번 주말부터 8일간 수원 도심 곳곳을 가득 채우며 K-축제로 도약을 예고한다.
▲'수원화성문화제' 더 길고 넓게 즐긴다
62회차를 맞은 수원화성문화제는 올해 개최 기간과 장소를 대폭 확대하는 변화를 꾀한다. 수원시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이 기존의 두 배가 넘는 기간 동안 수원화성 권역 전체에서 '새빛팔달'을 주제로 한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이번 축제는 오는 27일부터 10월4일까지 총 8일 열린다. 1795년 정조대왕의 을묘원행이 8일간의 행차였던 사실을 그대로 따라 역사적 의미를 강화했다. 오는 27일 오후 5시 여민각에서 개막 타종식과 오후 7시30분 화서문에서 미디어아트 개막식을 시작으로 일주일이 넘는 기간 내내 축제가 이어진다.
수원화성에서 수원천 동편에 자리 잡은 수원화성의 가장 아름다운 장소, '방화수류정(용연)' 주변까지 확장해 이번 축제를 넓혔다. 정조대왕이 유람하던 방화수류정 아래 연못에 미디어아트 작품을 설치한 '낮과 밤(29일) 전시가 왕실 정원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초반부터 하이라이트! '정조대왕 능행차'
수원화성문화제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정조대왕 능행차는 축제 초반에 진행돼 관광객의 관심을 높일 예정이다. 1795년 효심 깊은 정조대왕이 서울 창덕궁을 나서 화성 융릉까지 이어간 전통 왕실 퍼레이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동행동락(同行同)'이라는 주제로 재현한다.
오는 28일에는 서울, 경기, 수원, 화성 구간 재현 행렬이 동시 진행되는 가운데 수원 구간은 최대 인원과 말을 투입해 전통을 제대로 보여준다. 올해는 다채로운 시민 참여팀들을 본 행렬 전에 중점적으로 배치해 관람객의 눈을 사로 잡고, 행궁 광장에서 피날레를 맞으며 집중도를 높일 예정이다.
노송지대~수원종합운동장~장안문~행궁 광장까지 6.8㎞를 재현하는 수원 구간은 두 개로 나눠진다. 2000여 명의 인원과 말 90여필이 총출동한다. 먼저 1구간은 11시30분 노송지대에서 출발한다. 수원종합운동장까지 90분 동안 행렬 이동을 구경할 수 있다. 노송지대에서 채제공이 정조대왕을 맞이하던 역사적 장면을 연출한 총리대신 정조맞이가 재미를 더한다.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오후 3시30분 재개되는 2구간 행렬은 가장 화려하다. 연합풍물패를 선두로 퍼레이드 행렬이 장안문 북측에서 출발한 뒤 수원 유수가 정조를 맞이하는 모습을 재현한다. 본 행렬은 오후 5시쯤 행궁 광장에 진입해 5시30분 정조대왕이 입궁하는 퍼포먼스로 올해 능행차를 마무리한다.
행궁 광장 특설무대에서 행렬과 공연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시민 참여로 완성하는 공연과 체험
수원화성문화제의 다양한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은 시민의 참여로 완성된다.
단순한 체험이나 형식적인 참여를 넘어 시민이 주축이 되도록 구성된 프로그램들은 축제의 주인공이 시민임을 여실히 드러낼 예정이다.
특히 행궁 광장에서 5일간 진행되는 시민의 위대한 건축 '팔달'은 웅장함을 자랑한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커뮤니티 아티스트 올리비에 그로스떼뜨와 사전 모집한 시민 건축가 및 현장 참여자들이 종이로 수원화성의 남문인 팔달문을 건축한다.
실제의 60% 크기인 가로 19m, 폭 14m, 높이 12m로 세워지는 종이 팔달문이 행궁 광장에서 축제의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오는 30일~10월1일에 박스 모듈로 거대한 팔달문을 만들고, 2~3일에는 완성한 팔달문을 감상하며 함께 즐기는 문화 공간으로 활용한다. 마지막 날인 4일에는 완성한 종이 팔달문을 해체하는 참여형 퍼포먼스로 대미를 장식한다.
시민이 참여하는 즐거운 체험 행사도 많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마레이스'는 자궁가교와 유옥교를 모티브로 만든 가마를 들고 질주하는 이색 레이스다. 28일 오후 1시30분부터 결선을 치른다. 10월3일에는 과거시험을 재현하는 '별시날'이 총 3회 진행되고, 4일 낙남헌에서는 60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한 특별한 현대판 연회 '양로연'이 열린다.
회갑을 맞은 시민을 위한 사진 촬영 프로그램 '스튜디오 진찬 : 회갑을 담다', 화성능행도 병에 직접 색을 입히는 '시민 도화서', 수원화성 축성 과정을 놀이로 체험하는 '축성 놀이터'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곳곳에 배치된다.

▲K-축제 가능성 확인하는 '글로벌빌리지'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축제에 참여하는 외국인을 대상 프로그램과 공간을 집적화해 글로벌 축제로서의 면모를 자랑한다. 수원시는 수원 전통문화관에 글로벌 빌리지를 꾸려 외국인 관람객 서비스 거점으로 활용한다.
외국인 전용 프로그램은 총 7가지로 구성됐다. 한옥 속 포토존에서 한복과 함께 특별한 순간을 사진으로 간직하는 '한복한컷', 전통주 시음과 페어링 안주 요리까지 배우며 한국의 술 문화를 경험하는 '우리술 클래스 주랑주랑', 전통차와 어울리는 다과를 만들고 즐기는 '행궁티룸 다랑다랑', 한국 전통놀이를 즐기며 소통하는 '한옥놀이터 마당플', 잔디마당에서 크로스오버 국악 밴드의 공연이 펼쳐지는 '한옥 스테이지 이리ON 소리', 차를 우리고 마시는 법을 배우는 '홍재마루에서 차 한 잔' 등이 준비됐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도 진행했다. 하지만 취소 표가 있으면 당일 오전 11시 현장 구매가 가능하다. 왕을 호위하던 군관의 제복 '구군복'을 입고 수원화성을 거닐어보는 외국인 전용 복식체험 프로그램도 행궁 광장에서 매일 진행된다.
축제장에는 외국인 관람객과 소통하며 문화를 연결하는 자원봉사자 '글링이'가 곳곳에 배치된다. Global Link Interpreter의 줄임말인 글링이는 외국인 방문객의 원활한 관람을 돕고자 통역, 행사 안내, 문화 해설, 참여 유도 등을 수행한다. 사전 교육을 받은 100명이 수원 지역 축제 현장에서 외국인 친구를 만들게 된다.

▲수원천 건너 행궁동 마을까지 '새빛팔달'
수원시는 수원화성문화제를 비롯한 한국의 축제를 글로벌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글로벌축제 포럼'를 개최한다. 29일 오후 1시30분 정조테마공연장에서 국내외 축제 전문가와 문화 기획자, 정책 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댄다.
다양한 연계 행사도 풍성하다. 수원 화성박물관에서 을묘원행 230주년 기념 특별 기획전시가 진행되는 가운데 26~28일 주차장에서는 각양각색 음식 만들기 체험과 요리경연대회가 열리는 제29회 음식문화박람회도 개최돼 함께 즐기기 좋다.
또 수원깍쟁이인 행궁동 주민과 소상공인과 크리에이터가 행궁동의 특색을 담은 로컬 축제 '깍 페스티벌(下)'는 10월3일까지 팝업 행사를, 공방 거리에서 수공예 체험을 하는 '행궁동 공방거리 플리마켓', 우화관 앞에서 연등 제작을 체험하는 '행궁동 작가마켓' 등도 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1795년 을묘원행으로부터 230년이 흐른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시민과 글로벌 관광객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며 "시민 모두가 주인공인 축제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준희 기자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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