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층 인기’ 파크골프장 우후죽순…산사태·하천오염 갈등은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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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크골프장이 산과 하천을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늘어나면서, 조성 과정에서 갈등도 커지고 있다.
하천법상 국가하천 내 시설은 관할 환경청의 점용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소홀과 묵인 속에 무허가 파크골프장도 곳곳에서 운영된다.
2023년 환경부 전수조사 결과, 국가하천 내 파크골프장 88곳 중 56곳(64%)이 불법 시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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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 났던 산을 깎아 파크골프장을 만든다는데 찬성할 주민이 어딨겠어요. 아파트 어르신 중 한 분은 우면산 산사태로 이웃이 돌아가셨대요. 똑같은 상황이 여기서도 벌어질 것 같다고 우셨어요.”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모산 주변에 사는 주민 김혜정씨가 지난 18일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 1월 강남구가 ‘대모산 공원 조성 사업’에 산을 깎아 ‘파크 골프장’을 짓는 계획을 포함하자, 주민들은 2011년 우면산 산사태, 2022년 대모산 산사태를 떠올리며 불안을 호소했다.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파크골프장 계획은 지난 17일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취소됐다.
파크골프는 ‘파크(Park)’와 ‘골프(Golf)’의 합성어로, 공원이나 생활권 녹지에서 짧은 골프채와 플라스틱 공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일반 골프장보다 홀 간 거리가 짧고 이용료도 저렴해 고령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끈다. 파크골프장 조성은 지방선거 단골 공약으로도 자리 잡았다. 대한파크골프협회 자료를 보면, 파크골프장은 2020년 254곳에서 올해 5월 기준 423곳으로 5년 만에 67% 늘었다. 지난해 기준 4년 이내 조성이 예정된 곳만 120곳(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이른다.
하지만 파크골프장이 산과 하천을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늘어나면서, 조성 과정에서 갈등도 커지고 있다. 대전 서구에서는 유등천 주변에 이미 파크골프장이 존재하는데 구청이 추가 건설을 추진하자 주민과 환경단체가 거세게 반발했다. 잔디 관리에 쓰는 농약과 비료, 화학약품이 하천으로 유입될 경우 지하수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공사 과정에서 야생 생태계도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이미 파크골프장이 둘이나 있는 상황에서 특정 계층과 연령층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 때문에 다수에 피해가 가는 환경 파괴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천법상 국가하천 내 시설은 관할 환경청의 점용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소홀과 묵인 속에 무허가 파크골프장도 곳곳에서 운영된다. 2023년 환경부 전수조사 결과, 국가하천 내 파크골프장 88곳 중 56곳(64%)이 불법 시설이었다.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정책국장은 “노령인구의 대안적인 스포츠가 별로 없는 상황에서 파크골프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지금 골프장 증가 추세는 너무 빠르고 무분별하다”며 “규제의 허점부터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파크골프장 수요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반짝 유행’이 저물며 현재는 골칫덩이가 된 게이트볼장들의 행로를 따를 수 있다는 우려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40∼70살의 파크골프 참여 경험은 2020년 4.5%에서 2022년 9.3%로 늘었으나 2023년에는 5.3%로 다시 떨어졌다. 보고서를 발간한 송진호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파크골프의 주 이용층인 베이비붐 세대와 다음 세대의 취향과 활동 패턴이 다르다면 파크골프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 방치, 용도 전환의 어려움, 추가 예산 소요 등을 겪는 ‘게이트볼장의 현재’를 답습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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