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위협 고조시키던 푸틴 “뉴스타트 1년 연장 가능···미국도 같은 방식 대응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략핵무기를 제한하는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의 기한을 내년 2월 만료 이후 1년 더 연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회의에서 “러시아는 2026년 2월 5일 뉴스타트 조약 만료 이후에도 1년간 주요 양적 제한을 계속 준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후에는 상황 분석에 따라, 이 자발적 제한을 유지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 조치가 지속하려면 미국 역시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고 현 억지력 균형을 훼손하거나 방해하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뉴스타트 만료가 핵미사일 능력을 직접 제한하는 마지막 국제 협정의 종식을 의미한다며 “이 협정의 유산을 완전히 거부하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잘못된 판단이자 근시안적 조치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목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제안이 미·러 간 군축 대화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러시아의 이니셔티브를 이행하는 것은 미국과의 실질적 전략적 대화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뉴스타트는 세계 1, 2위 핵무기 보유국인 러시아와 미국이 배치할 수 있는 전략 핵탄두를 각각 1500기, 지상 발사 장비·잠수함·전략폭격기 등 운반 수단을 700기로 제한하는 조약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2024년 추산에 따르면 러시아는 퇴역 무기를 제외하고 438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은 3708기를 보유하고 있다.
양국은 2010년 4월 8일 체코 프라하에서 이 협정을 체결한 뒤 기한을 연장해 2026년 2월 5일까지 효력을 이어왔다.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서방과 대립해 온 러시아는 2023년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조약 만료까지 불과 4개월이 남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양국은 여전히 뉴스타트 협상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이 폴란드 상공에서 러시아 드론이 격추되고 러시아 전투기가 에스토니아 영공을 침범하는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러시아 간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핵 위협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캐럴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통령은 이 제안을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직접 언급할 예정“이라며 ”내 생각에는 꽤 괜찮게 들리지만,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길 원하므로 그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핵 아마겟돈’(핵 최후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자주 드러내며 핵무기를 ‘n-word’라고 부르기도 한다. ‘nuclear(핵)’라는 단어 자체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돌려 말하는 것이다. 그는 2023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핵 온난화가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221212001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91041001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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