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힘과 마찰’로 만나는 동시대 공연예술…제25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 16일 개막

“철학자 한병철은 <아름다움의 구원>에서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매끄러움의 미학’이라고 정의합니다. 제프 쿤스의 조각, 아이폰 디자인 같은 것이죠. 하지만 결점 없는 매끄러움보다 불완전, 부정, 모순 등 다면적인 미적 경험이 창조의 원동력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올해 제25회를 맞은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오는 16일부터 11월9일까지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열린다.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제로 꼽히는 SPAF의 올해 주제는 ‘얽힘과 마찰’이다. 최석규 SPAF 예술감독은 23일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 사회의 다양한 담론과 예술 형식의 변화를 매끄럽지 않은 충돌과 균열 속에서 바라보고, 그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 SPAF는 연극, 무용, 다원예술 등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 22편을 선보인다. 올해 핵심 주제인 예술·기술·과학의 관계를 탐구하는 무대는 단순히 기술의 혁신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 인간과 사회를 향한 질문을 던진다.
폴란드 연출가 우카시 트바르코프스키의 연극 <디 임플로이>는 2021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오른 동명의 과학소설(SF)을 원작으로 한다. 지구가 파괴된 이후 인간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함께 근무하는 우주선을 배경으로 정체성과 노동의 의미를 탐구한다. 프로시니엄 무대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관객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관객참여형(이머시브) 공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라 관심을 모은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와 협력하는 <에세즈 메세즈: 당나귀들의 반란>은 8시간 동안 이어지는 집단 참여형 게임 퍼포먼스로, 관객이 함께 플레이하며 서사를 완성하게 된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에서 관객은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기계와 맞서는 당나귀 무리의 여정에 동참하게 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핫’해진 서울을 소재로 한 공연도 있다. 낙산공원 전망대에서 공연되는 <위트니스 스탠드 서울: 소리의 기념비>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소리를 소재로 하는 사운드 작업이다. 들리지 않았던 이야기들에 주목하며 관객과 공연자들을 같은 위치에 세워 장소와 직접적인 관계를 맺게한다.
동아시아 제국주의를 조명한 ‘하마티아 3부작’으로 주목받은 구자하의 연극 <하리보 김치>는 우리에게 익숙한 밤거리의 포장마차에서 시작해 정체성을 소재로 한 미각의 여정으로 관객을 이끈다. 안상욱은 음악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사운드의 확장’을 탐구한 신작 <12 사운드>를 선보인다.
소리를 공연예술로 끌어들이는 사운드 퍼포먼스, 사회적 담론과 지역성을 품은 무용, 아시아·태평양 예술가들의 정체성에 대한 작업들도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체 프로그램과 일정은 공식 홈페이지(spaf.or.kr)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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