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대법원장 청문회 30일 강행 확정…사법 개혁관련 ‘추미애 역풍’ 다시 부나

이영란 기자 2025. 9. 2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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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단독 상정으로 강경 주도
조희대 대법원장
추미애 국회법사위원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오는 30일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강행하기로 최종 확정하면서, 정치권은 사법부 독립을 둘러싼 헌정 질서 논란과 맞물려 격렬한 대립 국면에 돌입했다. 이번 청문회는 임기 중인 대법원장에 대해 전례 없는 재검증 절차라는 점에서, 사법 개혁의 의도와 정치적 역풍이 교차하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은 추미애 의원이 야권과 사법계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 입장을 밀어붙이자 '윤석열검찰총장을 결과적으로 대통령 후보로 밀어올린 '추미애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국회 법사위원회는 22일 검찰개혁 입법청문회를 진행하던 중 추미애 위원장이 '조희대 대법원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긴급 현안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기습 상정했다. 추 위원장은 "위원장인 제가 조희대 청문회 계획서와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건을 오늘 의사 일정에 추가해 먼저 심사할 것을 서면으로 요구했다"며, "서면 동의서에는 추미애 위원장 외 9명의 위원의 찬성이 있어 국회법에 따라 토론 없이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거수 표결을 진행해 재석 15명 중 찬성 10명, 기권 5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반발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법사위 회의는 여야 간 고성과 몸싸움 등 충돌로 파행을 겪기도 했다. 이는 국회법 절차상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 법사위원장이 의사 진행권을 활용해 야당의 반대와 토론 요구를 제압하며 일방적으로 청문회 일정을 잡은 것으로, 초유의 강경 밀어붙이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대선 전 이재명 당시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 비공식적으로 논의하며 '이재명 사건은 대법원에서 알아서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한덕수 전 총리와는 물론 외부 인사들과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 측은 제보자와 녹취록을 근거로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있으나, 결정적인 증거나 명확한 사실 확인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청문회 강행 결정에 야권은 "삼권분립 원칙을 위협하는 정치권력의 사법부 길들이기"라고 규탄했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청문회 개최를 정면 대응 사안으로 규정하며 장외 투쟁과 탄핵 등 총력전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사법계에서도 이번 강행 결정에 대해 사법부 독립 훼손과 민주주의 근본 원칙 위배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신봉기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임기 보장이 헌법으로 보장된 대법원장에 대해 국회가 야당 의견 수렴 없이 강제로 청문회를 추진하는 것은 사법부 독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추미애 위원장의 단독 의사 진행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위험한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무리한 청문회 강행이 국민 여론과 개혁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의 강행 드라이브는 과거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조성된 '추미애 효과'를 다시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당시 조국 전 민정수석을 둘러싼 검찰 수사 국면에서 과도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압박이 정권에 치명적인 정치적 역풍을 불러왔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이 '윤석열'을 대통령 후보로 밀어올렸다는 것이 여의도에서는 정설로 통한다"고 귀띔하면서 "이번에도 강경 밀어붙이기가 정치적 역풍과 사법부 독립 훼손 논란을 증폭시키면서 정권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편 조희대 대법원장은 2023년 임명돼 헌법과 법률에 따라 6년 임기가 보장된 사법부의 수장이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의 청렴성과 전문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는 당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재석 234명 중 230명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되는 배경이 되었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법조계 안팎의 인품 평가도 대체로 매우 긍정적이다. 법조계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에게 엄격한 '딸깍발이(청빈한 선비를 뜻하는 별명)'로 불릴 정도로 원칙과 윤리를 철저히 지키는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후배 법관들의 멘토 역할을 할 뿐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존경받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영란 기자 yrlee31@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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